해가 저문 도심의 가로수 밑을 천천히 걸으며 생각한다.
신록무성한 은행 이파리들은 살랑살랑 바람을 싣고 목덜미를 간지럽히고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인파속의 사람들은 내 시선을 즐겁게 한다. 활력있고 생기에 넘친 도시, 산다는건 역시 가치있고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갖가지 사회문제와 선거 열풍과 최루탄 가스로 나라안 사정이 연일 시끄럽고, 어떤 시대건 그 시대마다 안고있는 사정이 다있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조금은 세상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밝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특히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은… 그런데 「소피아」가 떠나간다. 아주 먼곳으로 이사를 간단다.
십여년전 처음 만날때나 지금이나 항상 시작과 끝이 한결 같았던 그녀.
이웃을 위한 봉사와 선행에는 언제나 솔선하고 앞장서며 좋은 의논 상대가 되어 주었던 그녀.
신앙에 좌절하고 낙담할때는 항상 용기를 주고 일으켜주었으며 어린애처럼 순수하고 소박하여 단한번도의 다른이를 비판하고 험담하는 적을 본적이 없는 그녀.
이제 어디서 또 그렇게 좋은 친구를 만날수가 있을지.
섭섭한 마음을 억누르며 떠나가는 그에게 책 한권을 선물 하기로 한다.
까를로. 까레또 수사가 쓴 「나는 찾았고 그리고 발견했읍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스치는 바람결에서 느끼게 해주며 잠자는 의식을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이기에 그도 좋아하리라 생각하면서.
또한 그책은 하느님을 믿고 사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며 수도성소를 가진 모든 분들에게도 고결한 영성을 갖게 해주고 읽으며 멀리떠나서도 신앙안에서 행복할수가 있을거라 생각해본다.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또 만난다는것.그리고 산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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