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볼 일이 있어 고물상 주인이 기거하는 비닐하우스 움막에 들어가보니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이 십자고상의 성모상 그리고 스카폴라 등 갖가지 성물이며 장신구 등이 많아 흡사 그곳은 골동품 가게를 연상케 했다.
나는 반가워서 주인에게 성당에 나가시는 형제분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 뜻밖의 대답에 의아해 하며 그러면 이 성물들은 왠것이냐고 했더니 엿장수 리어카에 고물로 팔려온 것이라고 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한동안 말을 잇지를 못했다.
주님을 믿고 따르겠다고 다짐한 주님의 자녀들이 성물을 고물상에 내동댕이 치는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 선조들께서는 신앙을 전파하기위해 성물들을 자기 생명처럼 옹기 독에다 감추고 방방 곡곡을 숨어서 전교하다 생명을 초개처럼 주님께 바치지 않았던가. 자기부모의 사진이나 유품 족보들은 아끼고 보존할려고 노력할진대…성물이나 성상을 한낱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경박한 신자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고물상에 넝마처럼 팔려오신 예수님과 성모님께서는 얼마나 마음 아파 하셨을지…
수천년 이어져 내려오는 교회공동체안에 의식이나 예절안에 교회의 상징물들을 우리는 깊은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훼손이나 오손되지 않게 깨끗이 잘 보존해 나가야겠다.
고철덩이 위에 엽기되어 이리 던져지고 체이고하는 수모를 예수님과 성모님께 드리는 불경은 범하지 않아야겠다. 한순간 세상살이 어려움으로 주님께 드린 모든 맹세를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우매한 신자가 돼서는 안된다.
주님을 골고타 산상의 십자가의 길을 우리죄를 대신 보속하시기위해 세번식이나 넘어지셨어도 다시 일어나 구속사업을 완수하셨는데 우리도 어떤 고난과 세파도 극복하고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나서야겠다.
나는 고물상을 나서면서 주인에게 양해를 얻어 십자고상과 성모상을 모시고 홀가분한 맘으로 집에와서 목욕을 깨끗이 해드리고 지금도 뫼시고 기도를 바친다. 우수가 가득하시던 모습이 이제는 미소를 머금은 것 같다.
오늘도 우리 가정의 수호자로 항상 평화를 사랑을 희망을 주신다. 다시는 이 고물상에서 고생하며 맘 아파하실 일이 없기를 다같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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