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등의 종교계지도자를 비롯 정계ㆍ학계ㆍ사회원로 31명은 지난 7월 7일 사회 전반의 개혁과 화합ㆍ남부통일 구현을 촉구하는 도덕성회복과 민족대화합을 위한 민족각계원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 파고다공원의 시국선언대회에서 낭독된 선언문을 통해 이들 원로들은 『도덕의 파탄과 민족의 분열로 야기된 역사적 위기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어 우리 생애 마지막 우국충정의 심지를 돋워 분연히 떨쳐 일어섰다』고 밝혔다
원로들은『대망의 2천년대를 눈앞에 두고 세기말적 먹구름이 걷힐줄 모른다면 그것은 이땅에 도의의 시대가 시들고 부도덕한 암혹시대로 빠져든데 있다고 우리는 진단한다』고 직시했다.
원로들이 꼽은 구체적인 개혁요구 대상으로는 ▲부동산 투기 ▲지역감정 ▲국법진행의 편파성 ▲정치권의 부도덕성 ▲소외계층을 도외시한 분배 등을 제시했다.
도덕성에 의거, 사회전반에 걸친 개혁을 요구하는 국가원로들의 선언문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서 있는 벼랑 끝을 응시하게 된다.
1961년 5ㆍ16군사 쿠데타 후 전국을 뒤덮은「잘 살기 운동」의 캠페인속에 경제개발 지상주의의 물결이 과연 옳은 방향이었던가도 반성하게 된다.
보리밥도 제대로 못먹던 우리가 쌀밥을 그대로 남기게는 되었지만 두부ㆍ참기름ㆍ콩나물 등 거의 모든 식품을 먹으면서 유해물질을 의식하게 되었다.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 돈이 1순위가 되다보니 남을 생각할 여력을 잃게 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챙기는데 급급하다보니 물을 마시면서까지 마음 편치않게 되었고 들이마실 공기조차 혼탁한 가운데 살게 되었다.
사람사이에서도 친근한 사람이 적어지고 적이 많아졌으며 이웃을 경계하게 되고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게 된 이 풍토. 이게 과연 잘 사는 것인가.
이 모든 것은 물질을 왕으로 섬기고 정신적인 것들을 뒷전으로 밀어놓고 도덕ㆍ윤리 등의 단어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진부한 말로 들리게 한 지난 30년간의 전반적인 사회풍토에서부터 문제가 제기된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국법을 제정하고 그 집행여부를 책임질 국회의원들이 범법행위를 하고도 부끄러워하지도, 얼굴을 붉히지도 않는 기현상을 보게 되었다.
지도층의 꼴이 이모양이라서인지 인간이라고하기 민망할, 야수적인 살인행위를 저지른 흉악법들도 붙잡힌 후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며 혀를 차는 가운데서도 도무지 죄의식을 느끼는 기색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단지「재수없어서 걸려 들었다」는 말 뒤에서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집단적인 양심마비 현상이다.
이같은 상황에까지 이른 지금, 국가의 원로들이 사회의 도덕성 상실 문제에 관해 크게 우려하고 회등, 선언문을 발표하고 앞으로 정기모임을 갖기로 한것은 때늦은 감이없지 않지만 적절한 처사라고 본다.
우리는 근래처럼 윤리ㆍ도덕이 땅에 떨어진 상황하에서 이의 회복없이는 경제발전도, 선진국 진입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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