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최근 전세계 4천명의 주교들에게 「인간생명」에 관련된 친서를 보내고 모든 주교들이 생명수호에 적극 앞장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5월 19일자로 발표된 이 서한은 금년 4월 4일부터 7일까지 바티깐에서 열린 임시 추기경회의에서 추기경들이 인간생명의 가치와 그 불가침성을 엄숙히 재확인하는 문헌을 교황에게 발표해주도록 요청한데 따른 것인데 서한의 내용이 이레적으로 매우 긴박하고 그 가르침이 매우 특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교황의 서한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한부분은 오늘날 인간생명을 위협하고 죽이는 실상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으며 또 한부분은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주교들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황은 먼저 오늘날 『매운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있는 인간생명에 대해 여러 형태로 가해지고있는 호전적 공격에 관한 통계자료는 세계적 차원에서 참으로 「무고한 자들의 대학살」을 보여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와같은 표현은 지난 6월 모국 폴란드를 방문했을때 매년 50만명에 이르는 낙태를 「나치 죽음의 수용소에서 자행된 대학살」에 비유한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교황께서 낙태를 얼마만큼 심각하고 참혹한 비극으로 여기고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교황은 『무고한 인간생명의 불가침성에 대해 성서와 성전에 바탕을 두고있는 우리의 공통 교도권을 강력하게 재확인하는 일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고 밝히고 한세기 전 노동자들이 기본권을 억압당하고 있을때 교회가 노동자의 신성한 인권을 선포하면서 그것을 과감히 옹호한 것과 같이 『생명에 대한 기본권을 억압당하는 말 못하는 이들의 대변자가 돼야 할 의무를 느낀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다시 교황은 『교회가 그리스도로부터 「생명의 복음」을 받았고 모든 피조물에게 이 복음을 선포해야할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하면서 『그러기에 교회는 비록 시류에 거스리더라도 그것을 말과 활동을 통해 개개인에게, 민족들에게, 국가들에게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선포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처럼 낙태의 심각성과 우리교회의 대응책을 밝힌 교황은 각교구에서 주교들이 실천해야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모든 기회를 통해 공적성명을 발표하고 ▲신학교, 학교들, 가톨릭대학들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전수되는 가르침을 특별히 감시하며 ▲가톨릭병원들의 진료가 그들의 성격에 맞게 이루어지도록 감시하며 ▲재력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곤경에 처한 여성들이나 가정들을 구체적으로 도와주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 특히 죽어가고있는 이들을 돌봐주는 사업들을 지원하고 ▲「죽음의 사고방식」에 대해 시류를 거스려 나아가는 과학적 성찰과 입법 또는 정치적 사업을 조장할 것 등이다.
우리는 이번 인간생명에 관한 교황성하의 서한을 접하면서 교황께서 이 일에 얼마나 깊은 관심과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사목자들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재확인하게 된다.
이와함께 우리는 인간생명을 수호하는 일이 사목자들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일이 우리들 각자부터, 특히 이일에 직접 종사하는 신자들부터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일에 직ㆍ간접으로 참여하고있지나 않은지 냉철히 반성하는데서부터 출발되어야 함을 강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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