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안고 산지가 어언 8년째, 결코 적지않은 세월이다.
「바다」라면 통상 물이 한데모여 있는곳을 말하지만, 무엇이든 한데 모일수 있는 곳이라면 적당한 형용어 및 수식어를 붙여「~한 바다」라고 이름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작은 미소, 소박한 웃음들이 모여있는 「기쁨의 바다」빽빽한 수목들이 어우러져있는 「숲의 바다」그리고 예수님의 진리가 담겨있는 「말씀의 바다」등. 이 바다야말로 크기만큼 수식받을수 있는 크기만큼 실로 넓고 다양하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바다 중에서 요즈음 난, 장승포 바닷가에서 특히「말씀의 바다」를 누리고 사는듯 하다.
반복되는 일상이 곤고하고 의미없다는 생각이 들때, 난 변화없는 생확속에서 무엇인가의 변조곡을 찾아 내 삶의 진공을 다시 채워보려하는 이색적인 습성이 있다. 이 공허한 공간이 크면 클수록 자신의 삶이 하느님을 향해 다소 불성실했다는 반성도 함께 가져보며, 그것이 또 맑고 투명해야할 영혼을 간혹 흐리게 해 놓았음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흐려진 영혼을 씻어 보기 위해 난 새로운 변조곡으로 「말씀과의 친숙」이란 귀한 멜로디를 발견해 보는것같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선한 새벽공기와 함께 시간중의 시간의 맏배, 즉 가장귀한 첫시간을 주님께 바치는 것으로 음색을 바꾸어 보았다. 매일아침 몇몇 동료와 함께「복음」으로 말씀을 먹고 누리면서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풍성한 나눔의 시간을 가져본다.
이 나눔으로 인한 그 어떤 공급받음이야말로 믿음이 연약한 나에게 아브라함의 강한 믿음을 심어주고, 아브라함으로부터 모든것을 상속받은 이사악의 유산도 묵상케 하며, 야곱안에서의 「성령의 변화」와 같은 색다른 꿈틀거림도 허락해 주는듯하다. 그것은 또 내 일상의 부자유스러운 갖가지 요소들을 자유롭게 해주며『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8, 33)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완전히 신뢰하게도 해준다.
그 가치야말로 말씀의 진한 맛을 음미하기전의 얄팍한 나를 더욱 깊게하고 또 내 정신을 흐리게하는 그 무엇인가로부터 구출해 주기도 하며 더러는 물질의 오염에서 찌든 세상으로부터 나를 분별하게도 해준다.
그러면서 그것은 말씀에 대한 감각의 섬세성뿐만 아니라 사람을 진솔하게 만드는 신비스런 힘을 제공하기도 한다.
무디어 있었던 일상의 주제들이 말씀의 강인함으로 변조되어가는 하루하루에 대해 만족한다.
매일 아침의 귀한 시간과 더불어 말씀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더욱이 속화되어가는 내 마음을 「예수님의 말씀」이란 경건한 옷으로만 나를 내적ㆍ외적으로 세련시키고 싶다. 오래도록 이 말씀의 바다를 누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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