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이들은 바쁘다. 취학이전부터 미술학원, 음악학원, 웅변학원에 태권도, 수영 등등 배우는 것이 너무나 많다. 아마도 세계에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바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낮시간동안 동네의 어린이 놀이터는 대부분 한가롭다. 주인을 잃은 놀이기구들은 이따금씩 오가는 노인정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잔잔한 손길로 작은 위안을 받을 뿐이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서야 겨우 한두시간의 허락을 얻어 놀이터로 몰려드는 꼬마 주인들의 재잘거리는 몰려드는 꼬마 주인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 시대의 성모님을 생각해 본다.
만일 이 시대에 성모님이 계셔서 어린 예수님을 키우게 되셨다면 과연 어떻게 하셨을까? 그분도 요즈음의 엄마들처럼 남들에게 뒤질세라 각종 학원에 보내며 이 시대에 걸맞는 교육열에 불타고 계실까? 주일학교에 보내는 시간이, 여름캠프를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마음을 졸이고 열살이 채 안되는 시절부터 손목시계에 매달려 10분, 20분을 계산하며 살게 하셨을까?
바쁜 아이들은 언제나 무엇을 깊이 생각할 줄은 모른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서 사색할줄을 모르게 되며, 이러한 사색의 결핍은 장차 가치관의 혼돈을 불러 일으키게 마련이다. 요즈음과 같이 부모자식간에, 형제자매간에 살인치사가 빈번하며 사회적으로는 금권과 마약이 판을 치고 정치인과 사회지도자들이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는 이런 시대를 가치관조차도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면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나는 지금이야 말로 부모들이 중요한 결심을 해주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상실한 이 시대의 흐름에서 부모인 동시에 한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굳은 의지로 과감히 자유로워져야 할것이다. 그것만이 우리의 자녀들을 살리고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어려서는 성적을 잘 받아오는 것만이 대수요, 자라서는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것만이 성공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할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모든 생애를 마치고 주님앞에 나가는 날 과연 무엇을 보여드릴수 있을 지를 미리 준비하도록 해주어야 할것이다.
주님은 그들의 하교 성적표를 내신성적으로 가지고 오라시는 분도 아니요, 쌓아 놓고온 재물이나 명성을 측정하시는 분도 아니지 않는가?
나는 이 시대에 성모님이 사셨다면 분명 이러한 기준으로 예수님을 가르치셨으리라고 확신한다.
나는 지금 이땅의 현명한 부모들에게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할줄 아는 아이, 사색할줄 아는 청소년, 올바른 양심과 가치관을 지닌 사회인으로 키우기 … 나름의 시간을 조금만 더 허락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또한 자녀들을 위해 이생에서의 최고보다는 하느님 나라에서의 최고가 되기위하여 힘쓰라고 매일매일 가르치고 기도해 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나도 이 시대의 성모님이 될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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