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말미암아 이제 우리나라도 도시민의 여름휴가가 점차 일반화돼 가는 추세에 있다.
일에 쫓겨 정신없이 살아가다 맞이하는 휴가는 꿀처럼 달다.
피곤에 지친 몸과 마음이 휴식을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휴가는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에 활력을 더하기 위한 여백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일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인간을 휴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되며 내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이 기간동안 사람들은 신비로운 자연속에서 잡사를 잊고 자연속에 처해있는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느끼는 한편 겸허해지기도 한다.
이와함께 대부분의 직장이 가정과 분리되어 있는 오늘날, 휴가는 가족끼리 며칠을 함께 생활함으로써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체득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바의 세속적 의미만으로서 「휴식」의 본뜻을 모두 말했다고 말할수 없다.
노동과 휴식의 본뜻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창세기를 통하여 분명하게 가르쳐 주신 진리이다.
인간이 자기를 낳으신 하느님께 회귀하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릴 때가 바로 휴식시간이며, 이렇게 하는 행위가 또한 휴식의 고유기능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회에는 휴가철이 되면 주일미사 신자들이 격감하고 있는 추세가 일반화되고 있다.
80년대 중반이후 현저히 나타나기 시작한 이같은 나쁜 풍조는 갈수록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요일이 낀 기간동안 피서여행을 다녀온다 하더라도 피서지에서 주일의무를 다하지 않는 경우가 아예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유명 피서지가 있어 한여름엔 사람들이 인산인해처럼 모이는 도시의 성당을 또한 주일마사 참례 신자들이 대체로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도무지 피서를 떠나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주일미사를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피서지 성당측에서도 해변미사를 봉헌하거나 주일미사시간 안내를 위한 팜플렛을 제작ㆍ배포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의 대책을 시행해도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신앙의 근본을 저해하는 이 같은 풍조는 신자교육을 비롯한 다각적인 사목방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신자 개개인의 마음 자세를 일신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주일의무를 다하는 것은 이 란을 통해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근본적인 신앙의 요체이다.
이와함께 노동끝의 휴가또한 같은 원리로 하느님께 귀의하는 기간이다.
이렇게 볼 때 휴가때이자 주일에 미사참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자로서 도무지 가질 수 없는 태도이다.
아무튼 피서철을 맞아 환경적 경제적 요인이든 개인적 열성부족이든간에 한두번 주일미사 의무를 이행치 못해 냉담의 나락으로까지 떨어지는 신자들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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