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가소비녀회가 서울 월곡동에서 운영해온 종합병원인 월곡 성가병원을 최근 복지의료 기관으로 전환、무료자선 병원으로 운영키로 한 결단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소식이 하나의 청량제처럼 들려오는 이유는 이 병원을 운영해온 수녀회가 교회의 병원설립 목적에 투철하기 위해 내린 결코 쉽지 않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년들어 수녀회가 설립 운영하여오던 병원들이 교구로 이관됨을 두 차례나 보아왔다.
첫번째는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또수녀회가 부산에서 운영해온 성분도병원을 88년9 월 부산교구에 헌납한 것이고、두번째는 지난 2월 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가 성심간호전문대학과 함께 목포 성골롬반병원을 광대교구에게 조건없이 넘겼다.
이 병원들은 수녀회 가족들이 수십년동안 애써 가꿔온 피땀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이를 교구에 선뜻 양도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면에서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수녀회가 이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관리 운영이 결코 수녀회 고유정신 구현에 오히려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시대적인 징표를 읽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에 반해 서울 성가소비녀회의 결단은 보다 적극적인 대처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1970년 신축된 월곡 성가병원은 9층 건물에 연건평 1천8백평、10개과 1백20 병상 규모의 적지않은 종합병원이다. 유료병원으로서도 운영이 용이하지 않은 병원을 완전 무료로 운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병원을 운영해온 수녀회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울성가소비녀회 4백여 수도가족들은 이 같은 결단을 내리는데 기도와 함께 3년동안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 성가소비녀회가 이러한 어려운 단안을 내린데에는 지난 83년 설립한 부천성가병원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른 것도 한 요인이라고 보여진다.
부천성가병원은 월곡성가병원에 비해 3배 정도 큰 규모에다가 최신식 기재와 시설을 갖춘 종합볍원으로서 앞으로 월곡 성가병원의 무료자선병원 전환 운영에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의 병원운영이 궁극적으로는 복음화에 있다고 볼 때 유료보다는 무료가 효과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고 기존의 모든 교회병원이 무료자선병원으로 전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자체에 기존의 병원들을 통한 무료자선진료 방안이 심도있게 연구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다.
돈이 없어서 고칠 수 있는 병을 고치지 못하여 고통을 당하고、심지어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너무나 자주 일어나고 있다.
병고로 고통받는 우리의 이웃들을 위한 서울성가소비녀회의 결단을 치하하면서 무료자선병원에 전신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 줄 것을 기대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