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이 4월 15일 부활대축일을 기해 첫 전파를 발사함으로써 개국됐다.
평화방송의 개국은 우리 한국교회 전체가 기뻐해야할 경사 중에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천주교회가 드디어 전파매체를 통해 복음의 전달자로서 더욱 큰 걸음을 내딛게 되었기 때문이다.
2년 2개월이란 준비작업을 거쳐 출범한 평화방송의 개국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동안 한국 천주교회의 첫 방송국을 탄생시키기 위해 힘써온 서울대교구 당국과 방송실무자들의 노공에 격려와 함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오늘날 우리 인간들은 각종 매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신문 · 잡지를 중심으로 각종 정보지、그리고 전파 매체들은 우리 인간들의 삶속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다. TV나 라디오를 접하지 않고、신문을 보지 않고는 인간집단 사이에 끼이지 못할만큼 매체의 위력은 막강하다 하겠다.
정보매체들은 우리가 살아나가는데 있어 여러가지 정보와 유익을 주고 때로는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매체들은 인간에게 유익한 내용을 전해주는 동시에 부정적인 영향도 함께 선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에 위화감만 부채질하고 흉악한 범죄수법을 오히려 모방케하는 드라마들. 사치와 낭비를 부채질하고 과소비를 부추키는 광고방송들. 바로 이런것들이 정보 매체의 부정적인 요소들이다.
그뿐이 아니다. 방송매체가 주는 정보를 걸림돌없이 받아들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있어 매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몸으로 겪고 있다. 얼마 전 「원더우먼」의 흉내를 내다 목숨을 잃은 국민학교 어린이의 참사가 가장 가까운 예라 하겠다.
몸에 좋은 약도 올바로 쓸 때 그 효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잘못쓰는 약처럼 잘못 사용하는 매체가 우리 삶에 독이 된다는 사실은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심각한 현실이기도 하다.
평화방송의 출범은 그 때문에 우리의 기대감을 크게 하는지도 모른다. 평화방송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공동선을 증진하고 일치와 나눔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인간과 인간을 잇는 소통자 예수 그리스도를 체현하여 이 땅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실현하는데」그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방송이 내건 기치를 보면 종교프로그램의 생활화·사회교양프로그램의 인간화·보도프로그램의 뉴스특화 및 생활정보화·음악오락프로그램의 교양화 등으로 압축이 된다. 방송문화창달의 뉴 리더로서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어올린 평화방송이 모쪼록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윤리·도덕성을 정화시커며 나아가 사회의 공동선을 증진시키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아울러 평화방송을 구성하는 종사자 모두에게 그리스도의 평화가 넘쳐흘러 이 땅의 모든이에게 그 평화를 전하는 평화의 메신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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