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9월 26일、
아이 하나가
당신 앞에 불려 갔습니다.
이름은 김진미、
올해로 열 살、
안양서국민학교 3학년 4반.
우리 집 막내 귀영둥이가 희귀한 병에 걸려
지금、수원 성 빈센트병원
제 6동 337호 중환자실에 누워 있읍니다.
의사는 위독하다 합니다.
아직은 항체도 발견되지 않는
‘삼투성 다혈성 홍반’이라는 임상병명이
외국어보다 어렵게 들리지만
잊어서는 안 될 시험문제의 정답인 양
제 마음속에 박혀 있읍니다.
아이 하나가、지금
당신 앞으로 불려 왔읍니다.
어찌 하시겠읍니까?
-하느님의 출석부 2
아이 하나가
당신과 나、
그 사이쯤에 있읍니다.
생명 하나가
그 곳과 이곳、
그 어디 쯤을 가고 있읍니다.
내 아직
당신의 깊은 뜻
헤아릴 수 없으나、
내 어린 자식을
당신께 맡기기는 너무 이릅니다.
당신과 나、
이곳과 그곳、
그 어디쯤을 가고 있는
내 어린 자식이
당신 앞에 이르게 되면
얘야、
너는 좀 더
놀다 오거라.
그렇게 타일러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 하느님의 출석부 3
당신의
출석부에 있는
우리 아이의 이름은
지워 주십이오.
작가소개
김대규씨는 1942년 경기도 안양에서 났고 연세대 국문과와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고、1960년 시집 「영의 유형」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연세대(덕성여대 강사를 지냈으며、 「시와 시론」주간을 역임했다.현재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장이며 경기도 시인협회 회장이다.시집 「영의 유형」「흙의 시법」、산문집 「시인의 편지」등 다수를 낸바있다.
「독자광장」에서는 김대규씨의 연작시 「하느님의 출석부」7편을 계속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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