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무례 무슨 모임에서건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여흥 순서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새로운 풍습처럼 돼 버렸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춤과 노래를 즐기는 활달한 민족이라고 했다니까 모이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닐지 사람에게는 고역이 아닐수 없다.
아무리 노래를 못부른다고 사정을 해도 막무가내로 시키니까 끝까지 떼를 쓸수도 없고, 무슨 노래건 하기는 해야겠는데 제대로 박자, 음정, 가사를 정확하게 아는 노래는 한가지도 없고-. 진땀나고 난처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 모임이 있을때마다 다음에는 꼭 두어가지「레퍼토리」는 준비를 해야지 하고 혼자 결심을 하지만 바쁘게 지나다 보면 잊어버리기가 일쑤이고-.
그러나 나도 못부르는 노래지만 목청껏 즐겁게 노래 부르고 싶을때가 꼭 한 곳이 있다.
미사 시간에 부르는 성가다. 때때로 하느님이 너무 멀리 계신것 같고 속세에 때가 잔뜩 묻어 미사 참례에 빠지고 싶을때도 나는 성가를 듣고 그리고 부르고 싶어서 성당엘 가는 경우가 있다. 성가대가 부르는 성가를 들을때도 좋고 열심히 성가집을 들여다 보면서 함께 성가를 부를땐 가슴이 활짝 열리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멀리 계신 하느님이 어느새 내 옆에 가까이 오셔서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시는 것도 같고 속세에서 묻었던 온갖 찌꺼기들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것도 같고.
때때로 옆에서 혹은 앞에서 연세 많으신 할머니들이 전혀 음정, 박자 맞지 않은 성가를 열심히 부를때면 공연히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줄줄 흐르곤 한다.
어쩐지 하느님께선 그분들의 가슴 마다에서 환하게 웃고 계시는것 같아서 나는 바싹 그 할머니들 옆으로 다가가서 목청껏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양한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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