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명을 수호하는 일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생명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고 하느님만이 절대권을 가지는 것이기에 인간마음대로 해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오늘의 실상은 어떠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무수한 형태로 생명을 위협받거나 죽임을 당하고 있는가?
인간이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실지로 죽이는 상황은 너무나 흔하게 우리들 주변에서 목격되고 있다. 전쟁이나 각종 폭력에 의한 희생자, 체제수호를 위해 반대세력을 거세하고 집단이나 개인의 과욕 때문에 인간을 무참히 살해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인간생명살상은 쉽게 밖으로 드러나기에 그 실상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수 있다. 그러나 그 실상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수많은 생명을 매일 수도 없이 죽이고 있는 살인행위가 있다. 바로 낙태이다.
낙태의 수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그 정확한 수를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추산될 뿐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연간 1백50만명, 하루 4천5백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낙태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심각한가는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모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낙태를 「나치 죽음의 수용속에서 자해된 대학살」에 비유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교황은 금년 5월 19일 전세계주교들에게 「인간생명」에 관한 친서를 보내고 주교들이 생명수호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바 있다.
그후 또 교황은 각교구장들에게 생명수호 현황에 대한 설문지를 보내 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명파괴행위의 양상과 빈도파급효과 등를 면밀히 조사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교황이 이 설문을 조사하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수있다. 그 하나는 금년 4월의 임시 추기경회의에서 추기경들이 인간생명의 가치와 그 불가침성을 강조하는 교황문헌을 요청한데 대해 자료를 수집하기 이함이며 또 하나는 주교들에게 생명수회 활동을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전개 하도록 하려는데 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교황은 인간생명의 수호문제만큼은 우리 교회가 최우선적으로 시급히 앞장서도록 요청하고있다. 지난 서한에서 교황은 『비록 시류에 거스리더라도 생명수호를 말과 활동을 통해 개개인에게, 민족들에, 국가들에게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러한 교황은 요청에 따라 서울대교구에서는 8월 1일자로 각 본당에 공문을 발송, 각본당에 행복한 가정운동 프로그램 실시, 혼인대상자의 철저한 혼인교리 수강, 혼인강좌 수강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본당주임신부가 직접 혼인교리를 실시토록 하는 등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여타 교구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생명수호를 위한 활동계획은 수립하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각 교구의 생명수호활동은 각교구가 상호연대해 전국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본다. 왜냐하면 교회의 생명수호활동은 특정교구안에서만,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교들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업무추진으로 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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