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엄마가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어제밤 돌아가셨어요』아침에 시누이로부터 받은 전화다.
전화를 받는 순간 며칠전 문병갔을때의 참혹한 모습이 떠올랐다. 속에서 음식을 소화해내지 못해 꺼져가는 소리로 하소연하던 대녀 아가다는 그 좋던 몸이 무척이나 야위었었다.
『주님 불쌍한 아가다에게 영원한 안식을주소서. 또한 그 가족에게는 슬픔과 고통에서 하루속히 벗어날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
죽음에 있어서 나이의 많은 적음이 무관함을 알고 있었지만 예순이 다 되어 가는 요즘은 죽음의 소식을 접할때마다 남의 일같지가 않다.
하늘나라에서 영생의 즐거움을 누리는 부활을 믿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부르실지 모르는 주님의 목소리에 아무런 미련없이「예」하고 답할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열심히 부지런하게 산다고 살았지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삶의 앞자리에 두고 산 삶이었을까?
남편과 자식들, 그리고 나만을 위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의 나날이었다. 남편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별로 해준 것이 없는 무능한 아내요 엄마일 따름이었다.
또 이웃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파하지도 못했고,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지도 못하고 가진 것을 나누기 보다는 나누어 주기만을 바라는 욕심많은 삶이었다.
『나는 묻힐 땅이 있고, 하느님을 믿는 마누라가 있으니 아무런 걱정 없다』며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는 남편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평생을 가장 가까이 함께 하면서도 신앙인으로 인도하지 못한 까닭은 나의 삶이 변변치 못했기 때문이리라.
주님께서 얼마나 더 지상생활을 허락하실지는 모르지만 부르시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갈수 밖에 없다.
『주님, 불쌍한 모든 영혼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또 저희들 모두가 당신 뜻대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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