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밀(麥)을 살리자」는 운동이 우리 교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참으로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가톨릭농민회 전국본부와 한살림 공동체가 앞장서고 있는 이 운동은 국내의 밀소비량이 국민 식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무성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밀의 소비량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종 면류(麵類)빵, 과자, 기타 주식 및 기호식품 등으로 용도가 다양할 뿐 아니라 소비량도 국민전체 식생활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 밀의 소비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리라는 것이 식품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밀이 거의 전량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안타깝고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왜 우리의 밀은 어디가고 외국밀이 판을 치고 있는가? 우리밀과 외국밀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하는 점들이 의문으로 떠오른다.
우리 밀은 그동안 농민들에게서부터 소외돼 왔다. 이유는 생산비조차 건질수 없었기 때문이다. 땀흘려 지은 밀농사가 수익은 차치하고 소위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면 그런 농사를 누가지겠는가? 정부의 저곡가정책, 무분별한 외국 농산물 수입, 계속된 농민의 사기저하 등이 우리 밀 경작자체를 포기하게 만든 것이다.
이런 틈을 타 거의 무제한적으로 들어온 외국밀은 가격면에서 우리 밀보다 월등 싸기 때문에 소비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밀에 얼마나 많고 해로운 농약이 함유돼 있는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비근한 예로 외국밀의 경우 몇 년이 지나도 벌레가 전혀 생기지않을 만큼 많은 양의 유독농약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결국 우리 국민은 외국의 값싼 밀을 들여와 애용한 덕분에 농약만 잔뜩 몸속에 저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빚고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의 농토는 황폐화ㆍ고립화가 가속되는 「우르과이 라운드」파동에 직면해있는 농민들의 저하된 사기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우리의 농촌과 농민을 살리고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기위한 목적으로 우리 밀 살리기운동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의의있는 일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이 운동에 가톨릭농민회와 한살림공동체 등 우리 교회단체가 앞장서고 있는데 대해 자랑스럽고 마음 든든함을 갖게된다. 특히 이 운동은 루리 교회가 여러 방면에서 전개하고있는 생명수호운동의 한 구체적인 실례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우리 교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금년 5월 발족된 우리밀 살리기운동 준비위원회는 금년 9월까지 발기인 1천명을 확보, 발기인대회를 열고 94년까지 회원1백만명에 1백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한다.
또 준비위는 금년에 5천가마 92년 2만5천가마, 93년 7만5천가마 등으로 생산을 늘리고 밀가공사업도 추진힐 계획이라고 한다. 이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국민적인 협력과 지원이 뒷받침돼야할 것이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이 일에 앞장서야하는 것은 이 운동이 바로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