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쿠데타로 인해 전격 실각됐다는 보도는 평화를 갈구해오던 전세계민의 소망에 찬물을 끼얹는 비정의 소식이었다.
고르바초프 그 자신이 91년 6월 5일 노벨평화상 수상연설에서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실패하면 세계평화는 끝장날 것』이라는 지적이 바로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안고 세계민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소련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85년 3월 고르바초프가 소련공산당 서기장으로 등장한 이래 6년5개월동안의 집권중에 소련은 물론 세계가 엄청나게 변했다.
1917년 10월 공산혁명에 성공한 후 70여년동안 소련은 인간본성에 부합되지도 않는 무신론적 공산주의의 정착을 위해 수천만명의 자국민들을 학살했으며, 시베리아 동토 등지에 어마어마한 규모와 수의 강제 노동수용소를 건설, 자유와 인권옹호를 위해 일하는 인사들을 감금했을뿐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종교인들에게도 몰인간적인 탄압과 박해를 자행해 왔다.
뿐인가. 인접 소수민족의 국가들을 차례로 침략, 병합해 왔고 동유럽전역 및 중국과 한반도의 북녘땅을 비롯 아시아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를 공산화하고 급기야 중미의 쿠바에까지 마수를 뻗쳤다.
소련의 작태는 실로 1917년 5월 성모 마리아가 파티마에서 발현하셔서 예언한대로 전세계의 재앙이 됐던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등장으로 소련의 철의 장막은 완전히 걷혔고 지구땅의 6분의1이나 되는 국토의 구석구석엔 자유의 바람이 불었다. 동유럽은 대변혁을 겪었고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 졌다.
냉전구조의 얄타체제가 화해분위기의 몰타체제로 바뀌었다.
고르바초프는 또 군비에 사용되던 천문학적인 액수의 군비를 평화에로 전용할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동서냉전체재를 허물어버린 장본인인 그는 소련 및 동유럽의 군사기구였던 바르샤바조약 동맹군을 해체시켰고 재래식 무기와 군대ㆍ중장거리 미사일ㆍ핵무기 감축을 제안, 이데올로기가 다른 국가ㆍ국민들에 대한 상호 적대감을 뒤바꿔 화해와 대화의 한마당으로 끌어내며 세계 역사의 수레바퀴를 평화를 향해 한껏 굴러가게 했던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변화에도 직접 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89년 12월 교황과의 세기적인 회담을 통해 가톨릭교회와 소련간 72년에 걸친 적대관계의 종식은 물론 이데올로기적인 반목을 청산하는 과업에 힘모으기로 합의했다.
고르바초프는 이 자리에서 소련내 교회활동의 자유를 강력히 촉구하는 교황의 뜻을 받아들여 급기야 90년 10월 종교자유를 허용하는 새로운 법률을 확정케 했던 것이다.
동서 양극체제로 상징되었던 20세기의 암울한 세계무대를 상호협력ㆍ화애ㆍ대화ㆍ군비축소로의 희망찬 새 지평을 열게 한 주인공인 그의 평화행진이 쿠데타라는 구시대적인 폭거에 의해 좌절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쿠데타주동세력들에 대한 분노를 금할수 없다.
그의 실각소식을 듣는 즉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무릎꿇고 기도했다 한다.
김추기경도 세계평화를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고르바초프의 개혁과정이 중단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실각소식을 접하고 무릎굻고 간절히 기도바쳤다는 교황 성하와 한마음으로 역사의 주축 예수 그리스도께 다시 한번 신뢰를 다짐하며 두손 모아 기도바치는 것이 세계 평화를 향한 첩경임을 절감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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