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로부터 단 1점이라도 점수를 더 받겠다며 감옥속에서 사순절을 극기와 보속으로 살아왔는데…』
5명의 신자 사형수 장례미사 직전 시간인 지난 4월 18일 오후 1시50분경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 병원리 나자렛 공원묘지(종로본당묘지)에서 만난 서울구치소 극형수담당 조성애(잔 말구) 수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수도자인 제가 그들의 영혼을 닮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들은 정열적으로 하느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들이 지은 죄야 컸지만 이미 지나간 7~8년 전의 일입니다. 그들의 마지막 삶、감옥에서의 생활모습을 알았더라면 국민들도 죽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 쏟아붓는 조 수녀의 말은 그칠줄 몰랐다.
『우리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죄인이라도 회개하고 새롭게 변화될 때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시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십자가상의 우도에게 베푸신 예수님 사랑으로 입증되고 있지 않습니까?』
「민생치안 확립을 위한 충격요법」이란 비난 속에 정부가 사형수 9명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한지 만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조 수녀는 서울구치소로부터 신자 사형수 5명의 시신을 싣고 묘지에 도착한 버스에서 막 내리던 길이었다.
미사 후 유가족들의 오열 속에 묘지외진 곳에 5명의 시신을 나란히 묻은 후 때늦은 점심시간이었다. 묘지공터에서 교도사목회원들이 마련해 온 도시락을 먹는 분위기는 사뭇 침통했다.
미사를 집전한 서울대교구 교도사목회 지도 추영호 신부와 금호동본당 주임이면서 서울구치소 사형수면담을 맡고 있는 서춘배 신부 그리고 △○~78년 교도사목전담신부였던 가톨릭대교수 한정관 신부 등 교도사목담당 전ㆍ현직 3명의 신부와 교도사목관계 수녀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찬시간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사형제도의 비인간성과 함께 우리교회의 교도사목에 임하는 자세를 걱정하고 있었다.
「72~78년에는 교도사목만을 전담했던 신부가 있었던 데 반해 지금은 오히려 후퇴했다」「교회장상들의 결단(?)에 앞서 선후배 동료사제들 중 교도사목을 맡고자 나서는 신부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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