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자기를 남과 비교 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은 항상 비교하고 비교되면서 살아간다. 어떤 면에서 비교는 마땅치않은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또한 오기가 생기게 할때도 있어서 사람을 분발시킨다면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비교를 당해도 기분이 상하거나 오기도 생기지 않으니 나에겐「비교」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한 말임에 분명하다. 그렇게 비교될 때 반응이란 그저 공연히 「웃는 것」뿐이다.
한번은 강론때 이해인 수녀의 시 「내가 뛰어가던 바다는」을 읽어 주었다. 시 낭송도 제대로 할줄 모르는 아이가 국어책 읽듯이 죽 내리 읽었다. 그런데 강론후 며칠이 지난 다음 레지오가 끝나고 신자들이 성당청소를 하면서 본당신부가 시도 잘쓰고 읽기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신학교때 시 쓰는 것을 배우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이후에도 신자들은 여러가지로 다른 사람과 비교했었다. 이를 테면 도시에 가서 도움을 잘 받아오는 신부, 모임에 잘 어울리고 잘 놀아주는 신부, 말도 잘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예민해서 강론때 문학적인 표현이 더 드러나는 신부, 겨울철 산행때에 어두워져도 내려가자고 재촉하지 않는 신부 등등의 여러가지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치아를 조금 보이면서 소리없이 웃는 것이었다. 제일 잘하는 것이 소리없이 웃는 것이니까.
몇년전 평화방송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 괜히 걱정되었다. 신부나 수녀들이 방송에 출연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신자들이 듣는다면 또 비교가 될것이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평화방송 개국후에 하루종일 라디오 싸이클을 맞추며 들어보려 했지만 이곳까지는 들리지 않았으므로 굉장히 안심이 됐다. 아무리 귀신처럼 소리없이 웃는 일을 잘한다해도 매일같이 그럴수는 없으니까. 그날은 저녁미사후에 오래도록 성당에 남아서 기도드렸다. 『예수님 정말 큰일 날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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