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말 현재 한국가톨릭신자 총수는 2백61만3천2백67명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본보 4월 29일자).
이 숫자는 같은기간 우리 국민 총수중 5.9%, 즉 1백명당 6명이 천주교신자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89년도 한해동안 증가한 숫자를 보면 14만5천1백85명인데 이는 81년부터 88년까지 평균증가율 7.9% 훨씬 못미치는 5.88%의 신장율로서 증가면에서 2%나 떨어진 현상을 보이고있다.
88년도와 비교해보면 증가율이 0.59%떨어진 것이지만, 총인구 대 신자비율인 복음화율은 오히려 0.22% 신장한 현상을 보였다. 이것은 인구증가율의 계속적인 감소로 인해 복음화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가 집계발표한 89년말 현재 한국가톨릭교세를 전체적으로 분석해볼때 꼭 한가지 짚고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
주지하는 것처럼 80년대는 한국천주교회사에서 가장 획기적이고 어쩌면 앞으로 또다시 그러한 기회가 재현될 수 있을 것인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천주교를 이 세상에 드러내보여준 10년간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81년도 여의도광장에서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행사와 1984년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기념 각종행사ㆍ사업 및 역사적인 교황 성하의 방한과 103위 한국성인시성식, 그리고 89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와 교황성하의 두번째 방한등은 한국민에게 천주교를 소개하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러한 대외적인 행사나 사업 그리고 교황성하의 방한과 한국주교단의 공동사목전개 그밖의 활발한 사회참여활동등으로 80년대 중반기까지 계속 증가세를 유지해온 교세가 후반부터 점차 떨어져 89년도에 와서는 80년대 최저치를 기록한 원인은 무엇이겠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정확하고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하겠지만 우선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교회가 이세상에 빛과 희망의 등대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교회공동체나 신자들의 전교의욕이나 노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으며 ▲물질과 금전만능사고의 팽배로 교회를 찾는 구도자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해 볼수 있다. 이밖에도 교회 내부의 갈등이나 의견의 불일치등이 밖으로 내비쳐 교회에 대해 실망하거나 혹은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암담하고 숨막히는 현실을 교회마저도 풀어줄수 없다는 체념 등이 교회를 외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점차 부유화되고 경직화되며 인정이나 애정이 메말라가는 교회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예비자들도 적지않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교회는 참으로 진지하고 뼈아픈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것은 적어도 교회의 탓으로, 또한 교회의 노력부족으로 전교가 되지않고 교세가 증가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말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계속된다면 90년도 교세는 어떠한 것이며 나아가 한국 선교 3세기의 초창기를 열고있는 90년대 교세증가는 과연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불안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교세증가를 가로막는 갖가지 원인들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원인분석과 함께 주교회의나 각교구 차원에서 전교에 대한 새로운 대책 수립과 적극적인 노력인 병행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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