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변혁의 물결은 세계구조를 뒤바꿔 놓고 있다.
그처럼 어마어마한 힘의 붕괴가 어쩌면 그토록 신속하고 광범하게 진척될수 있는지 한편으로 의아하고 다른 한편으로 신비스럽기만 하다.
세계 공산국가를 이끌던 기둥이자, 그 자체 세계 땅의 6분의1을 지배하던 소련 공산당이 핵무기도 미사일도 장갑차끼리의 대결도 없이, 하다못해 소총의 총알도 튀겨나오지 않는 가운데 뿌리부터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소련 공산당의 붕괴는 그들의 출범과는 달리,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이 바다 밑으로 잠겨들어가는 것처럼 놀라운 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파티마의 성모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저들이 1917년 10월 10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집회에서 무장궐기를 선언하기 이전인 1917년 5월 13일 성모 마리아는 어린 세 소녀에게 고요히 나타나셨다.
같은해 10월 25일 심야에 저들이 케렌스키정부 청사를 습격하고 정부요인들을 감금한 후 소비에트정부를 수립하기까지 폭력과 격동의 15일동안 파티마에서는 7만명이 목격한 가운데 태양의 기적이 놀랍게도 일어났던 것이다.
11월 13일까지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성모님 메시지의 핵심중의 하나가「러시아의 회개」이다.
성모님은 파티마에서 『사람들이 나의 간청을 들어 행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그릇된 사상을 세상에 전파하고 전쟁과 교회의 탄압을 시작할 것이다. 또 많은 착한 사람들이 치명당하고 교황성하께서는 많은 고통을 당하시게 될 것이며 여러 개의 국가가 망할 것이다』고 경고하셨다.
과연 성모님의 예언대로 저들 공산당은 70여년동안 전세계를 상대로 무신론적 공산사상을 유포하고 이웃 10여개의 국가를 강제 병합하였으며 동구ㆍ중국ㆍ북한ㆍ베트남 등지에 공산국가를 세우도록 사주했을뿐 아니라 약소국에 쿠데타가 일어나도록 부추기는 등 세계의 재앙이었다.
성모님께서 예언하신「러시아」도 이웃국가를 병합하는 통에 국호마저도「소비에트연방」으로 변경될 정도로 그들은 전쟁과 폭력을 통해 그 세력을 넓혀 왔던 것이다.
그런데 성모님이 말씀하신 바「러시아의 회개」란 우선 무신론적 전체 체제로부터의 해방을 뜻함이니 이제 소련공산당의 붕괴를 보는 현 시점은 분명 예언의 성취를 보고 있는듯하다.
성모님은 1917년 7월 13일『교황 성하께서 러시아를 나에게 봉헌할 것이며 러시아는 회개하고 세상에는 얼마동안 평화가 올것이다』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1952년 7월 7일 특별히 소련인민들을 마리아성심께 봉헌하신 바 있다.
우리는 성모님께서 파티마에서 약속하셨을 때「만약 우리가 당신의 협조자로서 마리아께 봉헌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당신 처분에 맡겨둔다면」하는 말씀을 먼저 하신후 당신이 러시아를 회개시키겠다고 하셨던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소련의 대변혁은 파티마의 메시지에서 나타난 바, 성모님께 대한「자기봉헌」이 평화를 위한 선결조건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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