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는 지난 주말 「황금의 술잔」이란 수사물(搜査物)을 방영했다. 대낮에 자가용 승용차를 동원한 3인조 강도가 부인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부유층 아파트 두 집을 털었다. 첫째 집에서 범인들은 부인을 위협, 패물과 통장을 내놓으라고 호통을 쳤다. 통장을 본 범인은 『월급쟁이가 무슨 수로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느냐』며 욕설을 내뱉었다.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했다는 동료의 전화를 받고 범인은 남편과 국민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이름을 대면서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서하라며 그 집을 떠났다. ▲두번째 아파트에 들어선 범인들은 그 집 부인의 당당함에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온갖 협박 공갈에다 부인을 해치려 덤벼들자 마침내 그 부인도 약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범인들은 장식장 속에든「황금의 술잔」을 꺼내 역시 욕설을 내뱉으며 그 술잔으로 장식장을 부셔버린다. 나중에 세 범인이 붙잡혀와 강도사실을 확인하려하자 그 부인은 끝끝내『강도당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해 버린다 ▲이 사건은 두 경우 모두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첫번째 피해를 입은 부인의 겁먹은 행동을 그 동네 통장이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는 시작됐으나 피해자들은 경찰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강도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 네가지 정도를 추측해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신고해봤자 요즘처럼 민생치안부재 상태에서 되찾을 가능성이 없고 둘째는 범인들의 보복이 두려워서 그만 포기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강도당한 사실이 사회적으로 알려지면 오히려 창피스럽기 때문이고 마지막으로는 도둑들이 가져간 것은 속칭 「새발의 피」정도밖에 안돼 아예 동냥해버린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 어느 경우던 강도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것은 피해자측의 잘못이다. 강도를 간접 조장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하나의 더 큰 문제는 「있으나 마나한 경찰」이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경찰」의 본래 모습을 하루 빨리 되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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