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에서 장애인주일을 제정한 후 10년만에 장애인 주일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고조되고 있어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교회의는 지난 81년 국제연합이 제정한 「세계 심신장애자의 해」에 부응, 그래 2월 1일자로 「심신장애자는 우리 모두의 형제」라는 제하의 주교단 공동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메시지 발표와 함께 주교단은 장애자의 선교문제와 복지문제에 대한 전교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지향으로 그해 5월 셋째 주일 (17일)을 「심신장애자 주일」로 제정하였다.
그러나 심신장애자주일은 81년 한 해에 한한다는 단서가 붙어져 일회성 주일로 설정된 것이어서 한국가톨릭 전체의 행사로 지속되지 못하고, 일부 관심있는 교구의 행사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 같이 장애인주일이 비록 일회적이기는 하였으나 주교회의에서 공식 설정된 것은 국제연합이 제정한 「세계 심신장애자의 해」가 결정적인 동인이었다.
주교단은 81년 1월 12일 열린 주교회의 임시총회에서 공동메시지 발표와 심신장애자주일 제정을 논의하였으나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서명 결의를 통해 2월 1일자로 발표하였다.
주교단이 임시총회에서 이 문제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임시총회 일정이 하루뿐인데다가 이 문제를 집중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주교단이 81년 공동메시지 발표와 심신장애자 주일을 제정한 것은 장기적인 대책보다는 외압에 의해 쫓기듯이 결정한 듯한 아쉬움이 남는다.
주교단이 장애인주일을 제정하면서 실질적인 지원 방법은 교구차원에서 시행토록한 것 역시 장애자들의 선교문제와 복지문제에 대한 전교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제정한 장애인주일 설정 취지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지닌 장애인주일이 새롭게 부각되는 것은 지난 81년부터 꾸준히 매년 장야인주일 행사를 개최해온 서울대교구와 장애인 단체들의 자구노력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물론 서울대교구의 경우 장애자 단체가 많고 비교적 자생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주일 행사의 지속이 가능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5월 20일 서울대교구 장애인주일 10주년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 장애인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강력히 촉구하였으며 금년에는 비교적 많은 교구에서 5월 셋째주일에 장애인을 위한 교구차원의 행사를 준비해놓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5월 셋째주일을 한국 가톨릭교회의 장애인주일로 다시 제정하여줄 것을 주교회의에 촉구하는 바이다.
장애자 문제는 일회성의 관심환기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한 각종 공해와 사고는 장애자의 양산을 능히 가늠케하고 있다. 가장 연약하며 가장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을 보호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상 교회의 소명이며 사명임을 명심하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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