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 요한아!
너를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너를 통해서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되고, 삶의 목적과 고통의 의미가 곧 은총이라는 것도 일깨워주심에 진정 감사드린다.
너를 우리에게 보내달라고 주님께 매달려, 너를 얻게 되었건만, 어린 너를 죽음의 문턱으로 보냈다가 되돌려 받았을 때에는 감사의 마음보다는 원망이 앞섰었다.
왜? 내게 이런 고통이 있어야 되느냐고 울부짖으며,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만 모든 것을 돌리고, 가끔씩 너에게 오는 고통으로 가슴저미는 아픔과 슬픔 속에서 흘려도 흘려도 마르지 않는 눈물로 지새우며, 내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을 꼭꼭 접어 두었었다.
그러나, 매일 주님을 영접하면서 뒤엉킨 미움덩어리는 차츰 사랑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바로 너를 통해서였다.
너는 우리에게 오신 작은 예수님이었던 것이다. 결코 네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내 욕심과 이기심으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똑바로 보지 못한 이 엄마가 정신적인 장애자였던 것을 알게해 주셨단다.
너를 나의 소유물로 구속하면서, 능력도 안되는 너에게 사랑의 매라는 합리적인 수단으로 때리고 윽박지르며 너의 작은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것을 서슴지 않았던 이 엄마를 용서 하여라.
지난, 주의 봉헌축일엔 너를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얼마나 많은 통회의 눈물을 흘리며 마음아파했는지 모른단다.
성모님이 온유와 인내와 겸손의 마음으로 모든 고통을 받아 안으시며 하느님께 순명 하셨듯이, 이 엄마도 성모님을 닮으려 노력할 것을 다짐했단다.
사랑하는 요한아!
너와나,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앞으로 가는 긴 여정 속에서, 부족함에 실망하지 않고 흘러넘침에 교만하지않는 그러면서도 우리 삶을 누구보다도 사랑하여,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우리가 되도록 애써 보자꾸나.
하느님 뵈옵는 그날 너는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이 엄마도 맡겨주신 의무를 열심히 하였다고 말씀 드릴 수 있도록 성실한 삶을 살아가자꾸나.
엄마는 항상 이런 기도를 바친다.
사랑 자체이신 아버지 하느님, 꺽여지는 자존심에도 웃을 수 있고, 씹히는 밥으로도 감사하며, 깎여지는 아픔에도 기뻐할 수있는 여유와 사랑을 내 마음속에 넣어주시며, 모든 것을 온전히 당신께 내어 맡길 수 있도록 그 크신 가슴으로 감싸 안아주소서. 아버지의 그 크신 품안에서만이 꽉 채워지는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기쁨에 내 영혼이 떨려오는 전율로 눈물짓게 하소서. 고통의 한숨이 찬미와 감사의 소리로 드높여 지게 하소서. 우리의 천주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세세에 있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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