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예수승천 대축일은 교황청에서 제정한 「세계 홍보의 날」이다. 따라서 금년도 세계 홍보의 날은 5월 마지막 주일인 27일이다.
세계 홍보의 날은 1963년 12월 4일 반포된 제2차 바티깐 공의회「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의 정신을 구체화하기 위해 1967년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금년도 세계 홍보의 날은 24번째 맞이하는 홍보의 날이다.
세계 홍보의 날 제정을 계기로 한국주교회의는 그해 6월에 열린 총회에서 주교회의 산하에 매스컴위원회를 신설 운영하여오고 있다.
주교회의는 매스컴위원회 설립은 전국적인 매스컴 사도직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하여 나라마다 출판영화 라디오 텔레비전을 위한 전국사무국 설치를 촉구한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 21항).
「매스 미디어」란 대중 전달 매개수단, 즉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등을 말한다. 그리고 이 매개수단에 의한 사회적 전달 및 대중전달을 「매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은 줄여서 「매스컴」으로 통용되는데 이것을 우리말로는 「홍보(弘報)」로 사용하고 있다. 홍보란 불특정 다수(대중)을 대상으로 널리 알리고 교육시키는 일을 일컫는다.
이러한 의미를 담고있는 세계홍보의 날 제정 목적은 매스 미디어를 통한 교회의 여러가지 사도직 수행을 보다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하여 신자들에게 매스컴에 대한 의무를 가르치고 이 목적으로 기도하여 헌금할 것을 권장하기 위한 것이다(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 18항).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대중전달수단인 인쇄기 영사기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모든 종류의 소식과 생각과 뜻을 극히 용이하게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발명품으로 높이 평가하고, 매스 미디어가 옳게만 사용된다면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와 함께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매스 미디어의 남용으로 인류사회에 너무나 자주 해독이 초래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염려하였다.
이같이 매스미디어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공급자 수혜자 모두의 윤리성과 좋은 출판물의 장려, 그리고 독자들에게 그리스도교 정신을 완전히 주지시키기 위한 가톨릭 출판물의 발행 보급이 강조되고 있다.
교회가 홍보수단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궁극적으로 홍보수단들의 복음화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홍보수단의 폐해라는 위험성이 다분히 노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내치거나 소극적인 자세만을 취할 수 없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한국교회 역시 홍보수단의 선용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아 80년대에 들어서는 사회홍보수단의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자체 홍보수단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세계 홍보의 날 제정 이후 교황청 매스컴위원회는 1971년 5월 23일 매스미디어 교령보다 구체적인 홍보수단에 관한 사목훈령「일치와 발전」을 발표, 홍보와 홍보수단의 주요 목적은 인간사회의 「일치와 발전」이라고 규정하였다.
홍보수단도 「하느님의 선물」의 하나로 간주한 이 훈령은 『홍보는 본질적으로 인간 사이의 교류를 깊게 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기 때문에 인간사회의 일치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천명하였다.
교령과 훈련 등의 반포에 따라 교회내에서 홍보수단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되었고 교구내 본당주보를 통합한 「교구주보」시대가 이때쯤부터 본격화되면서 홍보수단은 교회내 「일치와 발전」에 실지로 일익을 담당하기 시작하였다.
교구주보 발행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교구「홍보국」설치의 계기를 가져오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그 기능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근년들어 교회 홍보매체는 다양화 되어왔으며 지난 부활주일에는 숙원이던 방송국을 개국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는 다양화 추세가 좋게 보이기는 하지만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는 다양화는 또 다른 역작용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정된 시장 속에서의 난립은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보다는 영세성에서 벗어나기 힘들 뿐 아니라 오히려 홍보수단의 주요목적인 일치를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기존 교회매체에 대한 편향된 비난, 신자들의 교회매체 선택권을 사목자가 독단적으로 빼앗아가는 행위는 비상식적인 처사로서 크게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기왕에 다양해진 홍보매체라면 선의의 경쟁이 가능할 때 그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외면하는 풍토가 제거되지 않는한 홍보수단의 다양화는 교회일치를 저해하는 손실만을 가져다줄 뿐이다.
차제에 교회매체의 선택권은 사목자의 주관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님을 사목자들은 분명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가톨릭 신문을 비롯한 정기 간행물, 영화계획,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국 등을 유지하며 거기에 협조할 의무가 신자들에게 있음을 교시하였다.
신자들이 공의회의 이 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교회 정기간행물을 구독하는 것이다. 금년도 홍보주일을 기해 「가톨릭신문」을 비롯 교회내 6대 정기간행물 발행사가 공동으로 전국 각 본당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교회정기간행물 구독활동에 일선사목자들의 애정어린 관심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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