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일터를 스스로 마련하기로 마음먹고 회사를 퇴직하기로 결심 하였다. 막내 해산을 위해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키는 날 사직서를 제출 하였다. 셋째의 출생과 함께 사업구상도 하고 10여년의 직장생활에 찌들대로 찌들어 버린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고 싶고 가족과도 가깝게 있고 싶었다. 셋째의 출생시기가 가정과 아내에게 봉사하고 사랑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였다. 아내를 수술실로 들여 보내고 밖에서 기다리는데 딸만 둘이므로 내심으로는 아들이 몹시 기다려졌다. 특히 고향에서 오신 어머님과 장모님께서는 이번에는 꼭 아들이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계셨다. 아내는 자연분만이 안되어서 이번에도 수술을 해야 했다. 나는 수술실 옆에 모셔져 있는 성모님상 앞에서 수술이 무사히 끝날수 있도록 묵주의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기도중에 셋째도 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호원이 수술이 무사히 끝났음을 알리기에 『딸이지요』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에게도 서운한 감정은 있었지만 무사히 수술이 끝난데 대하여 주님께 감사 드렸다.
「어떻게 집에 알리냐」하고 고민하다가 전화를 했더니 어머님과 장모님께서 서운한 마음에 우시다가 실망해 있는 나를 생각해서 술병을 들고 오셨다. 나를 위로 하시려는 모습을 보니 우습기도 하고 애처롭게도 여겨졌다. 오히려 내가 위로를 해드리는데 애들 먹었다. 누구나 자기자식이 제일 예쁘겠지만 나는 딸 셋이 왜 이렇게 예쁜지 요즈음도 그 당시의 내 자신을 떠올리면서 혼자웃곤한다.
나는 선배의 도움으로 부천에 조그만 공장을 얻었다. 그리고 건축용 볼트를 생각하기 위하여 기계제작에 들어갔다. 2개월의 고생끝에 회사를 설립하여 10월 1일 개업을 하였다. 노력한만큼 제품생산이 되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았으나 판매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 제품이 잘 팔렸으므로 생산만 제대로 된다면 큰 어려움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나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회사에서도 사원들에게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열악한 공장 환경이었지만 같이 생활 하면서 다른 회사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주려 최선을 다 했으며 시간나는 대로 신앙에 대한 대화도 나누었다.
마침내 직원 10명중 8명이 성당에 다니고 싶다고 하여 수요일 저녁 교리반에 등록을 시켰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그날은 집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한 후 예비자 교리를 받도록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종교를 이용하여 사업 한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더욱 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 결정을 하기까지는 많은 갈등이 있었다. 작업에 당장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업과는 전혀 관계없이 전교의 차원에서 그들을 성당으로 인도 하였다. 그런데 결과는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나의 신앙적인 욕심이 그들을 불성실하게 만드는 결과로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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