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해 과소비 자제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어 심한 불쾌감과 함께 굴욕감을 느끼게한다.
얼마전 미국의 대한(對韓)수출품에 대한 시장동향을 조사하기위해 한국을 다녀간 낸시 애덤스 미무역대표부 부대표보란 사람이 『양담배의 한국내 판촉을 방해하는 공무원과 민간인을 처벌할수 있는 법적 제재장치를 강구하라』고 요구한 것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 자기네 물건 팔아먹기 위해 남의 나라 공무원과 민간인을 처벌하라니 이렇게 월권적이고 무례한 경거망동이 또 있겠는가. 이보다 앞서 금년 5월주한 미상공회의소가 본국에 대량 배포한 과소비억제 대한비난보고서에는 한국에서 미국제 가전제품ㆍ자동차 등 수입소비재가 89년 급속한 판매성장을 보였으나 수입소비재 반대캠페인으로 이 물품들의 판매실적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정부와 업계ㆍ언론계 등을 싸잡아 비난함으로써 또다시 고조되고있는 한ㆍ미간의 무역마찰의 한 원인이 되고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오만불손하고 부당한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오고 있는가? 한마디로 너무나 저자세이고 비굴하기까지 보인다.
지난해의 예를 보면 국내 소비자단체, 언론 등이 중심이돼 과소비자단체, 언론 등이 중심이돼 과소비억제 운동을 벌이자 미국측이 이를 반수입운동으로 규정, 강력한 통상보복 엄포를 놓자 정부는 국민의 과소비억제운동을 자제토록 유도하고 운동의 명칭도 「새생활 새질서운동」으로 바뀐것에서 역력히 엿볼수 있다.
물론 우리 물건을 미국에 내다 팔아야하고 또 정치ㆍ외교ㆍ군사 등의 관계 때문에 정부로서 겪지않을수 없는 고충이 있을줄 안다. 이런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측이 큰소리를 함부로 지르고 정부가 질질 끌려다니는 꼴을 내보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기 이를데 없다.
이런때일수록 기업이나 국민이 현명하게 대처해야할텐데 오히려 미국제품을 비롯한 각종 외제를 수입하고 구입하는데 앞장서는 기업이나 국민이 적지 않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심한 차원을 넘어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우리 시장(市場)들은 외제들로 넘쳐날 것이고 급기야 망국적인 상황에 치닫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금할수 없다.
기업은 10억달러를 수출해서 이익을 얻기보다는 1억달러의 외제를 수입해 재미보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고 매년 외제수입품의 종류와 물량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양담배 하나만 예를 들어보면 우리 국민의 외제선호도가 얼마나 높은가를 알 수 있다. 86년양담배가 처음 시판된 해에는 모두 2백79만9천갑으로 국내시장점유율이 0.18%에 그쳤던 것이 4년째인 90년에는 무려 2억1천29만갑에 점유율 4.56%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기업이나 국민 각자가 제정신을 되찾는 일이다. 아무리 외제가 수입되더라도 자기네 제품을 애용하는 일본국민의 모범을 본받을 수는 없을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국산품의 품질개선과 다양한 제품의 개발등이 선행돼야할 것이다. 그리고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장차 기업과 국민과 국가를 망치는 행위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것이다.
바로 내주변에서부터 외제를 얼마나 사용하고있나를 돌이켜봐야하겠다. 곧 중산층이상자들의 의식개혁이 없는한 외제과소비 억제는 불가능할 것이다. 과소비억제캠페인은 우리가 살기위해 계속되어야 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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