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안경을 쓰지 않으면 글씨가 잘 안보이게 되고부터 시력관리가 참으로 중요한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돋보기는 또 먼 곳은 흐려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어떤 때는 한참 동안 돋보기를 쓴 채 걸어다닐 때가 있다. 바꾸어 끼는 걸 깜빡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 해 본 것은 역시 사람의 시각의 관점은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다는 점이다.
눈의 시력과 마음의 시력을 비교해 본다. 안경 도수가 다르듯이 저마다 시각이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제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다.「착각의 자유」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편견이다. 의견과 사실은 현저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구분을 안할 때가 많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밥먹듯이 하며 어떤 때는 「편견의 폭력」이라는 무법자까지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대인관계에서는 물론 나 자신 안에서도 수없이 발견된다. 마음이 통할 때 보는 시력과 뭐가 오해가 쌓였을 때 보는 시력의 차이점이다.
그러면 가장 한결같은 시력은 없을까? 다름아닌「하느님의 시력」으로 보는 것이 리라. 여기서 말하는 하느님의 시선은 참으로 단순하다는 걸 상기드릴 필요가 있다.
전도서 7장 29절에는 『하느님은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드셨는데 사람이 복잡하게 만들어 간다』는 말씀이 있다. 크리슈나무르티도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마음은 아주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성이라는 속성을 잃어버렸다」고 단순성과 복잡성, 이것은 일상사에서 수없이 반추해야 할 생각의 실마리다. 어떤 사람은 천리안, 독심술 등 복자성에 대한 재는을 지니고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바보처럼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하느님은 정·반·합 (正·反·合)의 오묘한 변증법적 원리를 잘 이용하도록 이렇듯 사람을 다양하게 만드셨나 보다. 시각의 차이를 이해하는 지혜를 가져야겠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그와 나>
만일 그가 나의 일을 끝내지 않았다면 그는 게으르다고 하고、
내가 끝내지 않았으면 나는 너무 바쁘고 많은 일에 눌려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
만일 그가 다른 사람에 관해서 말하면 수다쟁이라고 하고、
내가 다른 이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건설적인 비판을 한다고 하고.
만일 그가 자기 단점을 주장하면 고집쟁이라 하고、
내가 그렇게 하면 개성이 뚜렷해서라 하고.
만일 그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으면 콧대가 높다고 하고、
내가 그렇게 하면 그 순간에 복잡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만일 그가 친절하게 하면 나로부터 무엇을 얻기 위해 그렇게 친절하다고 하고、
내가 친절하면 그것은 내 유쾌하고 좋은 성격의 한부분이라 하고.
그와 내가 이렇게 다르니 얼마나 딱한가.
-인도의 속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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