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관계로 자주 외국엘 나간다. 특히 우리 천주교 교세가 비교적 약한 이곳 동남아에선 성당에 가기가 어렵고 설혹 성당이 있다고해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이기에 망설이게 된다. 다행히 이곳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선 개신교세가 대단하고 이를 주관하시는 서만수 선교사란 분은 대단히 헌신적이다. 20년 전 깜깜한 미개척지를 하느님의 목소리에 의지하여 인도네시아 전역을 개척하게 된 것이다.
주일날이면 거개의 교민들이 모이는데 신구교를 막론하고 모든 종파의 교인들이 참석하여 성경말씀에 의지한 주일을 지킨다. 그리고、특이한 것은 예배가 끝난 후 모두 사목관에 모여 간단한 음식을 차려 같이 나누어먹고 외국에서의 향수를 달래며 고국의 소식을 나눈다.
나는 가톨릭신자이지만 서로가 무슨 불편을 느끼지 아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비록 성체를 모시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충실한 주일을 보내고 있다.
우리 추기경님 말씀이 생각난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북구의 어느 섬나라에서는 신구교 싸움에 서로 총질을하고 끔찍한 살인을 범한다고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보혈로서 시작된 우리 종교가 아닌가. 살생을 금하는 것을 십계명의 으뜸으로 삼고 사랑이 본질인 우리들이 아닌가. 그런데 무슨 이유로 같이 섬기는 하느님 자녀들이 끔찍한 총질을 한단말인가. 엄청난 회의와 개탄이 가슴을 친다. 그러기에 종파를 초월한 이곳 자카르타 중앙교회의 주일은 화기애애한 미소로 점철되는 기쁜날이기에 일주일동안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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