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지난해 10월1일자로 발표한『인류복음화성 산하교회의 교구사제 사목지침』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발행하는 CCK회보 최근호를 통해 알려졌다.
이 지침은 교회용어에 익숙치못한 신자들에게는 우선 제목에서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다소 생경한 것이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 문헌이 아닐 수 없다.
인류복음화성은 교황청 기구의 하나이지만 한국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절반이 넘는 선교지 교회의 복음화 업무를 관장하는 중요 부서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인류복음화성 산하 교회의 교구사제 사목지침은 비록 그 대상은 교구사제에게 국한되고 있으나 사제들의 역할이 복음화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회 전체 구성원들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사제는 일명 재속(在俗)사제라고 하는 교구사제와 수도회 소속인 수도사제로 대별된다. 교구사제가 재속사제로 별칭되는 것은 수도사제와는 생활양식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때문이다. 수도사제는 공동기도, 공동생활을 하는데 반해 교구사제는 대부분 이것을 단독으로 한다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일 것이다. 결국 교구사제는 수도사제에 비하여 더욱 많은 자율성이 부여돼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기도생활에 소홀해질 위험서도 그만큼 많음을 알 수 있다.
인류복음화성이 선교지 교회의 모든 교구사제들에게 보내는 이 사목지침은 단순한 사목지침이 아니라 교구사제들의 영성생활에 지침을 제공하면서 교구사제들의 이러한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하겠다. 이를 바꾸어 생각하면, 현재 교구사제들의 영성생활에 상당한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음도 시사해주는 셈이다.
인류복음화 성장관 요제프 톰코 추기경은 이 사목지침과 함께 보낸 서한에서『미래의 교회공동체 구현, 그리고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비그리스도교 세계에 대한 교회의 적절한 영향력은 바로 성직자의「질」에 정비례하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확신하였다.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4월 인류복음화성 총회 참가들을 접견한 자리에서『선교지역에 있어서 사제들의 성덕의 증거는 다른 어떠한 지역에서보다도 신빙성의 표지가 되고 사도직활동의 효력에 대한 보장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류복음화성 장관이 지적한 성직자의「질」을 교황 성하께서는 사제들의「성덕」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교황 성하께서 강조하신 사제들의「성덕」은 선교지 교회인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문제로 등장한지 이미 오래이다.
한국주교회의는 이미 3년 전인 87년에「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규정」을 숙지하는 한편 인류복음화성 산하 교회의 교구사제 사목지침을 숙독,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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