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젠산순교자성지는 1627년부터 5년동안 도꾸가와 막부가 천주교인들을「지옥열탕」 속에 넣어 처형한 곳이다. 운젠산은 1792년 화산폭발 이후 처음으로 5개월전에 다시 폭발해 42명의 사망자를 내었고 아직까지 화산활동이 계속돼 매일 매시간마다 일본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이곳에「지옥」이라 불리우는 유황냄새가 짙은 열탕이 7∼8군데가 있다. 이 무시무한 곳에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를 당했던 것이다.
1672년 2월 28일 16명의 교우가 처음으로 이 뜨거운 지옥열탕에 던져져 죽어갔다.
이들 순교자들은 관리들이『신앙을 버리면 살려주겠다』고 배교를 강요했지만 모두가 이 장렬한 죽음을 택했다.
운젠산 지옥열탕중 가장 큰 것은 제일 높은 곳에 위치 하고 있었으며「지옥에서 고통을 받고 지르는 비명」 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는 짙은 유황냄새가 나는 열기가 꽉 차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무릎을 끓고 하느님께『신앙선조들의 영혼에 많은 축복을 주십사』 기도했고『그들의 굳센 믿음을 닮을수 있는 은총을 주십사』기도했다. 나는 이곳 순교자들이 받은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끼고파「출입금지」가 붙어 있는 울타리를 넘어 지옥열탕 쪽으로 걸어 갔다. 지옥열탕 주변의 땅은 많은 구멍이 나 있었고 그속에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는 순간 나는 잔뜩 겁을 먹고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내려와 지옥열탕에서 흘러내리는 온천수에다 손가락을 조금 담구어 보았다. 온천수에 손가락이 닫는 순간 불이 붙은듯 뜨거움이 전해져 왔다. 지금 생각하면, 손가락을 10초라도 꾹참고 담구어 2도 화상이라도 입었다면 몇주일간 나의 약한 신앙을 채찍질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고, 1분이상 담구어 3도화상을 입었다면 그 흉터가 마음의 양식으로 영원히 남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나는 그때 순교자들이 맨발로 밟고 지나갔을 지옥열탕의 조그마한 돌멩이를 하나 가져왔다. 이 돌을 볼때마다 나는 순교자들의 숭고한 믿음과 삶을 뒤쫓아 가리라 다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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