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의에 삭발하고 참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수인으로 청송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많은 형제들이 가슴 밑바닥에서 스며나오는 통회의 눈물로 지난 과오를 씻기 위해 오늘도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제2의 삶의 터전이기도하다.
또한 이곳엔 약 3백여 명의 신자들이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교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가톨릭신문이 이곳에 들어와 이곳 형제들에게 정말 기쁨의 메시지가 되어주어 반가운 마음으로 교회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곳은 외진 곳이고 보니 교회의 활동이 무척 빈곤할 수밖에 없다. 신부님과 수녀님이 오셔서 우리들을 돌보고 계시지만 이곳 형제들 모두가 밖의 교회소식을 전혀 모르고 지냈다. 그러나 이제는 교황청으로부터 시작하여 시골 공소까지의 모든 소식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글로서나마 신문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매주 6부의 신문이 오고 있지만 그걸로 모든 형제들이 돌려보다 보니 손때로 인해 걸레조각처럼 되기 일쑤이다. 조각난 신문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가슴 아플 때도 많다.
그래도 항상 기쁜 마음으로 신문을 접하고 또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 또 이곳 벽지까지 신문을 보내 주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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