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에 세상이 즐거워 하는듯, 꽃들은 웃으며 손짓하며,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과 같이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에 드립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덕택으로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하면서 저는 장남이면서도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좋아했고, 또 매일 동생들과 싸워 아버지 어머니의 속을 상하게 해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하고、동생에게 양보하는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받는 아들이 되겠어요.
아버지!
언제나 새벽 일찍 작업하러 나가시고, 또 항상 사업 때문에 고민하시는 아버지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저는 아버지의 많은 고통과 바꾸어 벌어오신 돈을 용돈으로 받아서 쓰기만 했으니, 정말 아버지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어요. 앞으로는 용돈을 꼭 쓸곳에만 쓰고, 열심히 저금 하겠어요.
어머니!
요즈음에는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시죠. 새벽공부하러 다니느라고 일찍 일어나야하는 저를 매일 깨우시고、또 항상 저와 동생들을 뒷바라지해 주시느라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으시는지요.
어떻게 해서든지 아버지 어머니의 그 크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요.
신학교로 가신 박재만 신부님, 공세리로 가신 김 인수 신부님, 또 새로오신 정필국 신부님도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시고, 저의 소망을 아시고는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셔요.
또 우리 광천본당의 신자분들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때문에 더욱더 신부님이 되고 싶어요.
저는 제가 참 행복하다고 느껴져요.
새 신부님도 저에게 관심을 갖고 우리 집에 자주 방문해 주시고 아버지께서는 저의 희망을 존중해 주시고 어머니께서 잘 뒷받침해 주시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버지께 부탁이 하나 있어요. 너무 지나친 공부를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 물론 제가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버지께선 늘 이러시죠.
『이번달 시험성적 나오는 것 봐서 잘못나오면 몽둥이 찜질 당할 줄 알아라』
이러실때면 공부를 하다가도 하기 싫어지고 억지로 공부를 하려니 공부가 되질 않아요. 물론 저를 위하여 또 제가 잘 되기를 바라며 하시는 말씀이신지는 잘 알고있지만, 저의 마음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어느덧 5년이란 세월이 지나가고, 국민학교 생활로는 마지막인 6학년이예요. 그리 보람되지 못하게 지나갔던 5년이지만, 마지막인 6학년을 뜻있고, 알차게, 또 보람되게 보내게 싶어요.
다행이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 충실히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저는 공부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우수한 학생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 앞으로의 저의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봐 주세요. 제가 가장 아쉬운점은 국민학교를 졸업하면 성당에서 복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예요.
남은 기간이 7개월 뿐이라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네요. 남은 기간인 7개월 만이라도 복사단장으로서 복사단을 훌륭하게 이끌어 가고 싶어요. 또 그러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할 것이예요.
사람이 말을하 면 끝이 없어요. 저도 아버지 어머니께 드릴 말씀은 무척 많지만, 제가 말했듯이 사람의 말은 끝이 없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주님께 아버지 어머니의 건강을 빌며 이만 줄이겠어요.
그럼, 몸 건강히 편안하게 생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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