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결심을 하고 모든것을 포기하고 나니 그렇게 자신이 비참하고 초라할수 없었다. 정말 우울해서 견딜수 없었고 사람이 싫어졌으며 성당에가기도 싫었다. 그리고 보증을 해주었다가 부도를 당하게 한 그 친구가 다시 미워지기 시작했고 앞으로 살아 갈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집이라도 빨리 팔려야 빚도 정리가 될텐데 은행빚과 집에 세들어사는 전세금도 걱정이 되었다. 정말 헤어나기 힘들었다.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술만 먹게 되고 비관만 하게 되었다. 이러다가는 폐인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불안해지고 주위 사람들과 리드비나 보기가 부끄러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자위하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우리의 소식을 전해 들은 이웃들이 쌀을 사서 보내오고 상가에서 자기들의 물건을 살때 우리것 까지 사서 보내 주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기도중에 여기서 헤어날 수있는 길은 단식기도가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됐다. 당장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단식원이나 기도원에 간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 사치하다고 생각되어 서점에서 단식에 관한 책을 한권 사서 7일간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첫째날과 둘째날은 나의 성찰과 참회에 지향을 두었다. 내가 기억이 가능한 아주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회상하면서 나의 인생을 주님께서 역사해 주셨다는 확신을 가 지게 되었다. 어렵게 고생하면서도 꿈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게 해주신 것이나 나를 세례성사를 통하여 새로 태어나게 하신것이 내 뜻만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고 금년의 시련과 고통이 나에게 벌을 내리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못다버린 욕심과 교만함을 더 버리라고 채찍질하고 계심을 깨닫게되었다.
셋째날은 교회의 발전과 모든 사제ㆍ수도자와 교회를 위하여 봉사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 드렸으며 네째날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하여 다섯째 날은 나로 인해서 고통중에 있는 자들과 나에게 고통을 안겨 주는 자들의 용서를 청하며 기도 그렸다. 여섯째 날은 가난하고 병들고 억압받고 소외된자들을 위하여 그리고 일곱째 날은 우리 가정을 위하여 기도 드렸다.
나는 이 기도를 하면서 배고픈 설움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체험 하였고 먹고 싶어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린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수 있어서 감사드렸다. 비로소 이때야 미운사람도 용서를 해야 한다는것과 남이 베풀어 주는 도움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지 못하는 옹졸함을 가진 사람은 나에게 진정한 사랑을 베풀수 없다는것도 깨달았으며, 어떤 처지에서든지 지금 남을 돕지 못한 사람운 아무리 좋은 처지에 놓여도 결코 남을 돕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는 사업에 망하고 실의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허약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주님을 욕되게하였고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모든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는 것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 금치못했다. 특히 나만 믿고 의지하며 살아온 리드비나와 세딸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음도 알게 되었다. 나는 단식기도를 통하여 고통을 받으신 예수님과 아드님의 고통을 지켜보고 계시는 성모님의 고통을 만날수 있었고 그 은총으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