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자정부터 이태리「베로나」경기장에서 벌어진 월드컵축구 우리나라 대 벨기에의 첫 E조 예선전은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꺽은 『흑색의 돌풍』에 이어「황색의 회오리」를 몰고 오리라던 예상과 기대는 물거품으로 끝나고 말았다. 전반전 45분동안 상대방이 여덟차례의 강슛을 퍼붓는 동안 한국팀은 단한번의 슛도 시도해보지 못했다.▼전반전은 여러차례의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끝에 끝났지만 불안과 조바심은 가눌길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후반7분경 골키퍼 의 판단 잘못으로 어이없는 한골을 허용한 후부터는 걱정이 더해갔다. 과연 한골을 만회해 동점을 이룰수 있을까 아니면 몇골이나 더 허용할 것인가에 초조함은 더해갔다. 결국 두번째 골을 허용한 후부터는 선수들도 시청자들도 맥을 잃고 말았다. ▼아마도 이날 게임을 지켜본 시청자는 전국적으로 수십만 혹은 수백만명에 달할지 모른다. 한국팀에 대한 기대와 예상이 빗나가면서 잠을 자지못한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을 것이다. 이 경기 때문에 직장에 지각한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여하튼 대 벨기에전을 보면서 세계의 축구벽이 얼마나 높고 두터운 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제14회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두가지의 행동을 취했다. 그 하나는 5월 31일 약8만여 군중이 모인 가운데 새로 단장한 로마 올림픽경기장을 축성한 것이며 또 하나는 「스포츠와 그리스도인의 생활」이란 서한을 발표한 것이다. 이 두가지 행동은 교황이 젊은 시절 축구를 즐겨했으며 지금도 좋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황의 서한내용 중『복음과 일치하는 생활을 영위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엄격하고도 부단한 훈련이 필요하므로 그리스도인 생활은 큰 노력을 요하는 스포츠와 같다』는 말씀은 참으로 적절한 표현인 듯 하다.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을 쌓는 스포츠맨쉽이 신앙생활에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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