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빈민식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난주 가톨릭신문의 보도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헐벗고 굶주리는 자들을 위한 이같은「사랑의 식당」은 날로 각박해져만 가는 세태속에서 묘한 위안감마저 느끼게하는 감동을 준다.
교회의 무료식당 운영은 무의무탁 행려환자를 대상으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복지시설로서 몇가지 특성을 찾아 볼수 있다.
첫째, 평신도에 의해 자발적으로 태동되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창설의 주역이 평신도 였다는 전통과 함께 평신도 사도직의 다양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둘째, 끈끈한 생명력을 들 수 있다.
뚜렷한 수완이나 재정적 바탕위에서 시작한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10개소로 불어난 식당 가운데 아직 문을 닫은 곳이 한군데도 없다는 것은 자랑할만한 일이다.
셋째, 신자들의 자원봉사 및 재정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자들에게 사랑실천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신심앙양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그야말로「누이 좋고 매부좋고」이다.
무료식당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베들레헴 식당(현 베들레헴의 집)은 1978년 10월 셋째주일 평신도인 박창광씨(49ㆍ스테파노)에 의해 설립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설립된 무료식당은 9개소 가운데 수도회 운영 8개소, 교구차원의 운영 1개소 등으로서 수도회가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하면 이 사업의 성격이 수도회의 소명과 사명에 걸맞음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신도는 이제 협조자의 위치에서 이를 지원하면서 또다른 새로운 형태의 사회사복 방안 마련에 개척자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무료식당은 78년 베들레헴의 식당을 시작으로 86, 88년 각각 1개소, 89년과 90년 5월말 현재 각각 3개소씩 늘어나 현재는 전국적으로 10개소에 달하고 있다.
이 현황에서 나타나듯 78년 이후 제2의 무료식당이 나오기까지 무려 8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그이후부터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부터는 엄청난 가속이 붙어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성체대회를 전후한「나눔의 정신」에 대한 부수적인 효과이기도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인「베들레헴」은 빵을 「나누어 먹다」「나누어 주다」라는 의미가 내포된 말로서, 무료식당의 효시가「베들레헴」으로 명명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임금 근로자, 무의무탁 행려자의 안식처로 시작된 무료식당은 이제 매혈자, 알콜ㆍ약물중독자 등에게까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 세탁소, 목욕탕 등 시설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식당들의 시설 정비 및 보완에 앞서 여건은 불비하지만 간단한 식사만이라도 제공할 수 있는 무료식당의 확대운영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때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아직도 끼니를 걱정해야만 하는 불우이웃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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