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육공무원으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재미교포입니다. 91년 9월 8일자 가톨릭신문에 게재된「의료보험연장 서명운동」기사를 읽고 울분을 참지못해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주어진 의료보험 혜택의 기한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이와 똑같이 해야한다고 말씀드릴 수는없지만 1백80일로 제한된 의료보험 혜택기간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계속 받음으로써 생명이 연장되고 또 어떤 경우 완치도 될수 있건만, 이 제한된 의료혜택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가야만 된다면 의사들과 병원은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죽어가는 생명을 아무런 사심없이 최선을 다하여 살리도록 하는 것이 의사들의 의무가 되지 못하고 또한 병원을 운영하는 사라들의 목적이 될수 없다면 수많은 불치의 환자들은 과연 어디로 가야하며 그 고통을 누구에게 호소해야 합니까?
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도 고귀한 것이기에 법과 돈, 정치와 사상 등 그 어떤 것보다 이전에 보호되고 존중받아야 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어처구니없는 법제도 때문에 인간생명 수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단죄되어야할 것입니다.
의료보험법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만든 법인지요? 어차피 죽어야하는 불치의 병이니 1백80일만, 그리고 돈이 있을때까지만 치료를 받고 아니면 죽으라는 식의 법도 과연 법인지요!
저는 한국을 일찌기 떠나 온지라 한국 살림에 대해 잘아는 바 없지만 아무리 지금은 한국이 잘산다해도 2~3백만원이 넘는 거액의 돈을 매달 부담없이 치료비로 지불할 수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료보험이 있으나 잘못된 법규정 때문에 보다 나은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환자 당사자와 가족뿐 아니라 온국민이 이에대한 시정의 목소리를 더 높여야 할 것입니다. 하루 빨리 의료보험법이 개선될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우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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