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억2천여만원의 혼수도 부족하다고 아내를 때린 의사남편을 고발한 사건을 비롯하여 몇년간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혼수로 인한 아내 구타사건들은 바로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표출한 것이라 본다.
언제부터인가 빗나가기 시작한 혼인의 의미가 오늘날 자본주의 논리와 결합하여 사랑을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지난 30년간의 급격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강화되어온「나는 소유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물신숭배적 삶의 논리와「크고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가치관이 혼인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물신숭배에 의한 결혼은 바로 병든 가정으로 이어지게 되고 거기에서 자라는 아이들 역시 그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야훼 하느님께서는『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들어 주리라』하시고 아담의 갈빗대를 하나 뽑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시고는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신 다음 아담에게 데려 오시자 아담은 이렇게 외쳤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 !』(창세기3, 18~23)
이와같이 혼인은 창조주로 부터 축복받는 거룩한 일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만 날로 병들어 가는 우리 가정과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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