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차를 성당 옆에 주차시키고 허둥지둥 미사에 참례하려는데 갑자기 주차장소를 나무라는 분이 나타났다.
머리수건을 두르고 안경만 빼꼼히 보이는 얼굴, 신부님이셨다. 맨발에 바지를 걷어붙이고 손엔 삽을 쥐고 계셨다. 성전공사를 돕고 계셨던 모양이다.
요즘 본당신부님은 성전건축으로 몹시 마음 아프신 것 같다. 검은 얼굴은 더욱 검어지고 있다.
미사 후 신부님께 인사드리고 작은 격려와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인사를 드릴 수 없는 나의 작은 배포가 원망스럽다.
아마도 신부님은 이런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실 것이다. 신부님을 어려워하는 우리들의 마음 그것이 무관심과 경원이 아니라는 것을…. 아울러 영적 아버지께 인사 제대로 못하는 자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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