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이대로 좋은가?』 우리는 오늘 전교주일을 맞아 당연히 이 질문을 해보고 넘어가 야 한다. 이 질문은 질문을 위한 질문이 아니라 자성을 위한 질문이다. 그러기에 이 질문엔 질문자가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 스스로가 묻고 스스로가 답해야 한다. 우리 신자 개개인이, 사목자각자가, 그리고 본당 공동체와 교구 공동체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야 할 질문이다. 이 모두가 교회의 구성원들로서 이들 각자를 떠나 추상 개념으로서의 교회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묻고 답해야 한다.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하는 길은 바로 스스로를 반성하고 현실을 분석하여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일게다.
예비자 감소와 냉담자 증가가 오늘 한국교회의 현주소라고 한다. 기존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를 이탈하는 현상이 심각하다면 교회를 찾는 예비자 숫자의 감소는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예비자란 기존 신자들의 표양이나 권면에 의해, 또는 기존 신자 공동체의 어떤 증거적 삶에 의한 동기로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기존 신자들마저 신앙의 기쁨과 맛을 체험한지 못하여 이탈하는 숫자가 늘어난다면 이것은 분명 기존 공동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선행되어야 예비자 감소 추세에 대한 해답도 얻을수 있을 것이다.
기존 공동체의 문제점부터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오늘의 한국은 모든것이 도시로 집중되고 있다. 공부시키기 위하여 자녀들을 도시로 보내야 하고 직장을 잡기위해 젊은이들은 또 도시로 가야하며 없는이는 하다 못해 빌어먹기 위해서도 도시에 가야한다는 식이다. 비례적으로 농어촌은 시골이라는 이유만으로 쇠퇴되어 가야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결과로 도시는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비만중에 시달리고 있고 시골은 경우 명맥만을 유지하기에도 힘에 겨운 기아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도시엔 실업자가 많아 탈이고 시골엔 일존이 부족하여 문제다.
이런 시대적 여건안에 살고있기에 교회도 역시 이런 현상에서 예외일 수없다. 결국 도시 본당은 비대일로를 걷고 있다. 사목자 두세명이 만여명의 신자들을 돌보기엔 역부족이요, 더구나 신자 개개인을 사목적으로 보살핀다는 것은 불가능한것이 현실이다. 비대해진 도시의 대중속의 한사람으로 익명화된 신자들은 교회의 구조상 기초 공동체라고 하는 본당을 찾지만 여기에 서도 역시 익명의 신자로 남아 있어야 함을 체험하게 된다. 교회의 기초 공동체마저도 그들이 자신의 정체감을 찾기엔 너무 비대해 졌다는 얘기다. 자신의 정체감마저 잃어가는 이들에게서 신앙인으로서의 정체감을 기대할수있겠는가. 여기에교회는 이들을 돌보도록책임지워진 사목자들은 익명화되어 가는 대중속에 사는 이들 신자들에게 크리스찬으로서의 긍지와 신앙인으로서의 정체감을 갖고 빛과 소금, 그리고 누룩으로써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적 배려를 서둘러야 할것이다.
대책은 항상 추상적이고 보편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이어야 한다. 예비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신자 재교육에 우리의 관심을 기울여야 하리라고 본다. 교회 공동체가 성숙된 신앙인들의 공동체로 성장될때 이 공동체는 표시의 공동체가 될것이며 동시에 선교의 공동체가 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비대화된 본당 공동체어서 신자들이 익명화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한 신앙인들이 되도록 하기 위해 구역반모임의 활성화로써 소공동체를 통한 신앙공동체 체험이 강화되도록 해야겠다. 이런 소공동체를 통한 신앙 공동체 체험은 구역반모임만이 아니요 본당의 다양한 단체들의 활성화로써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신자 재교육내지 지속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중요성과 필요성은 교회지도자 모두가 절감하면서도 「어떻게」에는 항상 어려움과 문제가 따르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본당 여건에 따라 다양할수 있다. 그중에 「강론을 통한 교육」 한가지를 여기에 예로 들어 보자. 본당에서 소그룹이나 단체별 교육은 가능하지만 본당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어려운게 현실이라면 전례강론이 바로 전체 신자를 대상으로 할수있는 가장 좋은 교육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1년에 52번의 주일에다 대축일을 합하면 적어도 60여번의 미사 전례강론을 해야할 의무가 사목자들에게 부과되어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10내지 15분 강론으로 계산하여 적어도 10내지 15시간이다. 전례 주년과 그날의 성서말씀을 고려하여 잘 계획을 세운다면 생활교리를 교육하기엔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이다. 여기에 우리 인생의 어느순간과 특별히 연관되는 「그리스도-사건」들은 성사 전례 및 그 준비기간에 하는 교육내지 강론에서 설명될 수 있겠다. 세례 견진혼인 그리고 병자성사 등이 이런 성사들이다.
사목연구소같은 교회 기구에서는 이런 강론을 통한 교리교육을 위한 체계화된 어떤 자료를 마련하여 일선 사목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한다. 신자들이 이런 활동및 교육으로 재무장되고 자신의 신분의식이 분명해질때 교회 공동체를 이탈하는 냉담자가 감소될뿐 아니라 신앙인 모두에게서 활기찬 선교활동이 기대될 수 있는 것이다.
선교 3세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의 선교 과연 이대로 좋은가? 다시한번 심각하게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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