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슬부슬 추적대는 빗방울을 보니 웬지 마음이 울적해진다. 불혹이 넘은 나이임에도 이렇게 해바라기마냥 기분이 날씨에 좌우되니 아직도 내게 소녀다움이 있나보다.
이 소녀적 기분도 잠시뿐 저녁에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애지중지하던 강아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하여 공부하고 있던 애꿎은 아들 · 딸만이 지독한 구박을 들어야만 했고 부끄럼도 생각할 겨를없이 『또또야 !』를 외치며 온동네를 돌아다녔다.
급기야 우리 세식구는 또또를 잃은 슬픔에 한숨만 짖고 또또를 데려간 사람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맞은편 친구네집에서 꼬리를 치며 놀고 있는 또또를 보았다. 철없이 재롱만 피우느 또또를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들은 침착치 못하고 경솔하게 어제 그렇게 화만내고 소란을 뜬 내게 일언반구도 없었다. 문득 아이들께 미안한감이들었다. 『어미의 성질이 이래가지고서야…. 에구 !』. 모든 것을 애꿎은 날씨탓으로 돌리자니 「내탓이오」란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만사가 내탓임을 고백하고 잠시라도 자신을 뒤돌아볼 마음을 가진다면 좀더 여유있고 풍요로운 생활이 되갰지…』. 이제, 악바리가 아닌 느긋하고 여유있는자 되리라 다짐해 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