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 일기」는 네덜란드인 한 사제가 뉴욕의 제네시 수도원(트라피스트회)에서 수도승들과 7개월간 함께 생활하면서 체험한 삶의 모습을 기록한것으로써 저자는 자신의 내면적 깨달음을 섬세한 필체로 묘사하고 있다.
바쁜 일상의 삶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자신으로 하여금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을 하나의 지루한 직업으로 변조시켜 버렸나 하는 회의에서 출발하게된 이 내면의 여정은 트라피스트회라는 독특한 수도승들과의 예외적인 삶이 허락되면서 묵상과 기도를 통해 고요한내면의 흐름을 발견해간다.
저자인 H. 뉴엔 신부는 이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의 일상적인 삶(빵굽는 일 건포도 씻는일 , 돌 나르는 일등)을 통해서 육체노동이 어떻게 기도가 될수 있는지를 체험해가며 참된 자아란 사람이 아닌 하느님안에 닻을 내릴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으며 자신의 나약함과 죄를 깨달을수록 그속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보살피심을 느낄수 있게 되고, 진정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그곳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가장 뚜렷이 느낄수 있게 됨을 고백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 영혼이 갈구하는 슬픔과 고통의 진정한 근원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영적자유와 기쁨이 무엇인지, 참된 기도와 고독이 무엇인지등 일상적인 삶속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던 내면의 빛들을 냉철하고도 가식없은 자기번성을 통해 하나하나 단순화된 결정(結晶)으로 이끌어 올리고 있다.
저자는 『결국 우리 삶의 고통이 우리가 꿈꾸어온 환상들(우상) 때문에 참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했다』는 성찰과 함께 한가지만을 바라는 것 즉 하느님께 대한 사랑만이 진실로 자신의 최우선적 관심사가 될때 이웃에 대한 사랑 역시 심원하게 성장될수 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삶의 그릇된 종속성 때문에 우리는 때로 지나쳐 온 시간들 속에서 우리 자신의 인생이 주체적이었던가 아니면 운명적이었던가 하고 혼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가 느끼지못할때 조차도 개개인의 삶은 모두 하느님 안에서 투영되고 있으며, 설혹 우리가 그 깊은 의미를 깨닫지못한다 하더라도 어느날엔가 문득 조용한 산들바람속에서 그분을 감지하듯이, 우리의 영혼이 쉴만한 조그마한 내적 쉼터를 갖기만 한다면 굳이 멀리 피정을 떠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책과 더불어 제네시 수도원의 그넓은 들과 숲속의 바람,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교감되는 영적인 자유로움을 공감할수있으며 감동의 흐느낌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려울 때에 이책을 통해 느낄수 있었던 무상의 위로와 내적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일독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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