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끼시에는 2백여년의 긴 박해끝에 명치유신과 더불어 종교의 자유를 얻은 천주교신자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기들의 손으로 벽돌 한장 한장씩을 33년에 걸쳐 쌓아 준공한 우라가미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1945년 8월 9일 원폭으로 나가사끼의 다른 모든 건물들과 함께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 성당의 종만이 뎅그란히 남아 당시 참혹한 현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 평화의 종을 주제로 나가사끼의대의 에이죠 교수는 「나가사끼의 종」을 1949년에 출간해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에이죠 교수는 의사로서, 천주교신자로서, 원폭피해자로서 이 책을 저술해 1950년에 교황으로부터 「로사리오 훈장」을 받았으며 다음해 36세의 나이로 원자병으로 숨졌다.
당시 우리가미본당의 신자수는 1만명이 넘었으나 원폭으로 8천명이상이 사망했다. 당시 우라가미 본당에서 운영하는 여학교가 두군데 있었는데 이곳 학생들 대부분은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여성들이었다.
이들 여학생들은 불바다가된 공장속에 갇혀 헤여나지 못한채 성가를 부르며 숨져갔다 한다.
나는 이 우라가미성당을 순례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글로써 고백한 에이죠 교수와 자기목숨을 하느님께 의탁하며 죽어간 이름모를 여학생들의 그 숭고한 죽음 역시 그옛날 서슬진 칼날 아래서 신앙을 위해 숨져갔던 순교선열의 장엄한 죽음과도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의 있어 매사를 하느님께 의지하고 봉헌하는 것이 현대의 순교자적 삶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우리가미에서 숨져간 영혼들의 충실한 신앙의 삶을 본받아 일상중에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작은 증거자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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