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으로 보면서 같은 하느님의 백성인 그리스도교신자들은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없이 그리스도안에서의 재생으로 인하여 품위와 행위에 있어서 진정으로 평등하며, 이러한 평등으로 말미암아 모든 신자들은 각자의 고유한 조건과 임무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데 협력한다고 천명하고있다.

또한 교회에서는 처음으로 그리스도교신자들의 기본권이 의무와 권리를 규정하면서 구체적으로 교회와의 친교의 의무, 거룩한 삶의 의무, 순명의 의무, 정의구현과 빈민구제의 의무, 복음선포의 의무과 권리, 자신의 학식과 능력과 덕망에 따라 교회의 선익에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자기의 견해를 목자에게 표시할 권리, 애덕이나 신심 또는 세상에서 그리스도교적 소명을 촉진하기 위한 단체들을 임의로 결성하고 운영하며 그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집회를 가질 자유, 교도권에 순종하면서 자기전문분야에서 탐구하고 자기의 견해를 신중하게 발표할 권리등 (교회법제209조223조 참조)을 규정하고 있다.

역시 평신도들의 의무와 권리로 처음으로 법적으로 제정하면서 자기들의 고유한 조건에 따라 현세사물의 질서를 복음정신으로 비추어 증거하며, 모든 국민이 누리는 자유를 인정받을 권리가 있으며, 법규정에 따라 교회의 직무와 임무에 기용 될수있는 자격을 가지는 등 권리와 의무를 향유하고 있다.흔히 교회의 권위는 민주주의의 기본개념인 백성으로 부터 오는것이 아니라 교회의 창설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사도를 통하여 전수되기 때문에 교회는 민주적인 개념을 쓸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물론 교회가 하나의 정치형태인 민주주의는 될수없으나 민주적인 사고방식이나 운영은 가능하다고 본다.

2차바티깐 공의회는 교회가 모든 문제를 로마중심으로 중앙집권적형태에서 결정하던것을 개별교회(교구)의 위상을 높이면서 많은 권한을 주교들에게 통상적인 권한으로 위임하는 지방분권화의 경향으로 가면서 교구의 통치하고 사목하는데 있어서, 사제들의 대의 기관인 사제평의회와 교구의 사목문제를 다루는 사목평의회에 평신도 성직자 수도자가 같이 참여하도록 건의권을 줌으로써 신자들의 공통사명인 복음전파에 하느님의 백성전체가 참여하고 협력하는 길을 열어놓았다. 본당에서도 사목평의회를 두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구성된 평의회 회원들이 의견과 조언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본당사목에 적극 참여하며, 교회의 지도자들로 하여금 복잡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극 대처할수있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고있다.

교회의 권위는 주님이신 예수그리스도로부터 오는 것이며 그 권위는 명령과 지배가 아닌 봉사의 권위이며, 자기의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참된 목자로서의 권위이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 교회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에 우선을 두면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간의 명령과 순종의 차원에서 관계가 이루어졌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협력과 동반자의 관계에서 복음전파의 공통사명을 수행하기위해 함께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세례로 인하여 그 품위와 행위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평등하면서도 직무상의 차이로 인하여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고유한 직무와 임무들을 자기들나름대로 처지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신적이고 인간적인 면, 비가시적이고 가시적 면, 체제적이고 조직적이며 은사적이고 영적인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하나의 사회로서 유기체인 교회의 생명인 친교를 이루는 가운데 여러기구와 직무와 직책을 통하여 각자와 책임을 완수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권위가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임을 알고 그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며 거기에 바탕을 둔 결정을 개인적으로나 합의체적으로 내려야 하는 것이다.

주교는 자기의 필연적인 협력자들인 사제들의 의견과 조언을 청취한 후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사제들은 평신도들의 전문가로서의 의견과 조언을 들은 후 함께 어떤 결정을 내린다면 참된 일치와 친교를 이루면서 사목활동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은 민주의식이 배인 결정이며, 교회의 권위에 하등의 침해도 주지않는 오히려 현시대에 맞으며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민주적인 결정방법이며, 혹은 일이잘못되더라도 모두가 공동책임을 질 수 있으며, 구성원들로 하여금 교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사회는 오래전 부터 참여와 협력과 책임을 주장하면서 문제들을 해결한 반면 교회는 2차바티깐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다수의 참여에 의한 민주적인 의사결정방법을 도입하도록 뒤늦게나마 권장하고 법적으로 제정해 놓고 있다.모든 교회 구성원들은 이런 시대의 흐름을 알고 함께 한다는 의식의 전환을 통하여 예수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우리들에게 맡겨주신 막중한 사명을 우리모두가 진정으로 협력하여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신앙으로 말마암아 하느님의 아들들이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세례를 받은 여려분의 누구나 그리스도를 (새옷으로)입었기 때문이다.이제는 유대인도 히브리인도 없고, 노예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성이나 여성의 구별도 없다.여러분은 모두 예수그리스도안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갈라3, 2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