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서 말하는 참된 휴식은 활동의 정지가 아니라 완성이고, 천국을 앞당겨 맛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가까이 오는 이들에게 휴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마태오11, 29).
수험생이든 아니든 한결같이 온통 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참된 휴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일이 아닐까요?
방학 때 편히 쉬지도 못하고, 보충수업이다 과외다 해서 계속 책가방을 들고 학교로 학원으로 가야하는 학생들에게 과연 방학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무엇을 위한 공부인지、또『행복 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학생들의 절규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우리는 신앙인의 자세로서 진지하게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올 여름에도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각 본당에서는 학교의 보충수업 시간표와 중복되지 않도록 날짜를 잡으면서도 학생들에게는 짧은 시간의 공부보다 수련회가 더 유익한 일이라고 강조하며 하계 수련회 또는 여름 산간학교라는 이름의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할 텐데, 과연 그 기간 동안의 체험이 정말 공부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학교 공부보다 더 유익한 것인지, 아니면 부담만 하나 더 안겨주는 것은 아닌지, 그저 단순히 행사를 위한 행사일 뿐인지 생각해 봅니다.
하계수련회를 개최할 때마다 준비과정이나 진행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 즉 예산ㆍ장소선정ㆍ교리교사 양성 등의 문제는 사실 비본질적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름방학동안의 학생대상의 행사들이 과연 얼마만큼 의미체험의 기회가 되느냐 하는 것이며、성적을 걱정하는 학부모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는 영성적 가치들이 추구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참된 휴식보다는 학습을 더 강조하고, 체험보다는 오락이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며, 전체적으로 의미추구보다는 행사진행에 더 치중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다시 검토 수정되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과소비, 향락풍조, 외래문화 속에서 병들어 가고, 경쟁심리 속에서 삼사일 동안의 휴식을 오히려 초조해 하며 불안해 하는 학생들과, 신앙인의 삶보다는 출세지향적인 일부 학부모에게 참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휴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덧붙인다면 신앙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특별교리나 교리경시대회로 인해서『신앙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항의가 나오지 않도록 부담없는 여름방학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기를 아울러 바랍니다.
이제는 정말 성당에서부터라도 청소년들을「함께 쉬게」해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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