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5월 19일 전주교구 신태인본당에 부임한 나궁렬 신부가 본당 신자들에게 부임인사를 겸해 당부한 내용이다.최근 창간된 신태인본당 월보「서지말」에 게재된 나신부의 사목 제안을 전재한다<편집자註>
두 주일에 걸쳐 본당과 공소신자 여러분께 인사를 드렸습니다만 농사일이 바빠 뵙지 못한 분들께 지면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본당의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은 우습기 그지없지만 시급한 세 가지를 부임 초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먼저 신태인 월보를 제작하는 일입니다. 도시에서도 엄두를 못내는데 이런 본당에서 욕심을 내봐야 누가 글을쓰며 얼마나 갈것이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의 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본당은 공소가 십여군데나 되어 본당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본당의 돌아가는 소식을 전하는 월보가 시급합니다. 성의만 가지면 누구나 월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농사일에 분주하다 보면 언제 신부님이 공소에 오시는지도 잊어버리기 쉽지만 매달 행사계획이 미리 발표되기 때문에 사전에 가정의 일정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부임인사 때 약속한대로 한달에 한번은 꼭 공소신자들을 방문할 것입니다.
승천미사에 참여하신 공소회장님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시간을 조절하였기 때문에 농사일에 부담이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과가 끝나후 피곤한 몸으로 술 한잔 하시고 취하신 모습으로 미사에 참여하지 마십사는 것입니다. 한달에 한번이니까 그날만은 일이 끝난 다음 피곤하시더라도 몸을 씻고 저녁식사를 하신 다음 미사에 참여해 주시고 미사가 끝난다음 저와 같이 막걸리 한잔 하시면서 정담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신태인본당 내에 거주하는 신자들에게 당부드리는 말씀은 공소에 미사가는 날은 본당미사가 없습니다. 본당에 거주하는 신자는 전체의 과반수가 채 못됩니다. 60%가 공소신자입니다. 공소의 신자들은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봉헌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본당의 평일미사는 10여명에서 20여명 수준입니다.
본당의 미사가 있을 때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째로 본당구역의 신자들은 조금 다릅니다만 공소의 신자들은 태중교우들이 대부분이어서 예비자교리나 신자 재교육의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한마디로 체계적인 교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공의회 이후의 새로운 교회의 모습이나 교육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남다른 신앙을 간직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신앙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신자 재교육 계획은 전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지속적인 신앙 교육을 위해 제안 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공소 회장님들께 말씀드렸고 그분들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비디오를 통한 신자 재교육입니다.
각 공소강당에 비디오와 텔레비전을 설치하고 교육에 필요한 테이프를 갖추어서 일정한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신자들이 교리교육을 받는 것입니다. 먼저 도심본당에서 6개월간 실시하는 예비자 교리의 전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46시간짜리를 공부합니다.그 후에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50여개의 종교테이프을 제공합니다.
제가 한달에 한번씩 공소를 방문할 때마다 교육의 진도를 확인하고 비디오 교육시 의문나는 사항들을 적어 주시면 다시 풀이해드리겠습니다. 비디오 교육은 본당에서도 똑같은 진도로 실시 됩니다.
신자들이 따뜻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강당이 있는 7개 공소에 가을까지 카페트를 깔아드립니다.이 키펫트는 서울 익명의 신자가 기증하는 것입니다. 비디오 교육에 필요한 예산은 6월 사목협의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로 양보하는 아량을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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