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엇갈리면서 나의 피정은 시작됐다. 처음 피정을 하는 나로서는 피정을 무사히 끝낸 것에 대해 기쁨을 느꼈다.
이 피정의 프로그램 중에서 내 마음을 가장 흔들어 놓았던 것은 마지막인 「십자가의 길」이었다. 거친 땅을 무릎으로 기면서 비록 친구들처럼 피는 나지 않았지만 나에겐 많은 것이 남았다.
십자가의 길 중 5처가 지났을 때 나는 거친 땅에 피가 맺힌 자국을 보았다. 『누군가 피를 흘리고 있구나!』하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바지를 끌어올렸다. 돌멩이와 유리를 피했던 나는 무릎으로 돌과 유리 위를 걸어갔다.
팔로 다리를 지탱하며 네발로 걷고 싶을 때 나는 외쳤다. 『주님! 도와주세요』라고.
주님은 이같이 내가 주님의 도움을 청할 때 한번도 뿌리치지 않고 도와 주셨다.
이 피정을 통해서 내가 주님이 받으셨던 그 고통을 약간이나마 덜어드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젠 당신 얼굴에 있는 피방울을 닦아드리는 마음으로 모든 미사에 임하겠다고 결심했다.
2년 후에는 대학의 좁은 문을 뚫어야하는 나에게 이런 피정을 통해 성실하고 힘껏 노력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긴 점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
예수님. 성모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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