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만한 일이 있어 온가족이 뷔페식당을 가기로 했다. 혹자는 「그까짓것」하며 촌사람 취급을 하겠지만 우리 가족은 마음 설레이기만 하였다. 나는 그래도 몇번정도 뷔페식을 해보았지만 아이들은 처음이다. 어떻게 들어가서 어떤식으로 식사를 마쳐야 할지 걱정들이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음식들을 조금씩 조금씩 먹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식탁예법까지 곁들여 남부끄럽지 않기를 바랬다. 밥을 파는 곳에 가서 어찌할까를 걱정한다는게 한편 한심한 생각까지 들기도 하였다. 그래도 연습이 필요했다.
외국에 나가 얼마간 살다가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한결같이 풍속이나 가치관, 그리고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그 나라의 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고 외국생활의 모든 것을 연습하여 완벽하게 숙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겨우 가고자하는 나라를 소개한 책자를 읽어본다거나 그 나라의 말을 공부하고 풍습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야만 비슷하게 따라갈 수가 있다.
마치 에베레스트 등반을 앞둔 등산가가 국내에서 무수한 훈련을 하는 이치와 다름없다.
나도 사람인 이상 이세상을 언젠가는 떠나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하늘나라에 갈것이라 믿고 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여태껏 천당살이연습이라곤 전혀 해두지 못하고 살아 왔다. 내 영혼과 육신이 천당체질이 되어야 하느님 나라에 초대를 받더라도 그 세상에 한데 어우러져 살아갈게 아닌가! 사실 지금의 내 영육의 꼴은 거의 지옥체질에 가깝다. 아니 지옥살이에 맞게 단련되어 있다.
남의 비난에도 뻔뻔스럽게 잘 견뎌나가고, 이웃의 인정어린 충고의 바늘에도 끄덕없다. 하느님 주변-적어도 감실앞-에 자주 맴돌지 못하며, 거짓말을 해놓고도 지혜로운(?) 임기응변이라 떠벌인다.
이웃을 보면 이유없더라도 방긋 웃어주고 미운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서 친절을 베풀어야 할 터이다. 예수님 근처를 맴돌아 그분의 모습 전체를 익혀 두어야 나중에 날보고 낯설어 하시지 않을 것이다. 만일 그때가서 천당사람들이 내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어찌할 것인가! 그때가서 나를 보고 동물원의 무슨 짐승정도로 취급하면 어찌할 것인가!
천당살이 연습! 우선 주님을 자주 찾는 일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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