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일인지 오늘 갑자기 꽃을 만지고 싶어 가게 한쪽에다 꽃꽂이를 해놓고 바라 보고 앉아 있노라니 문득 어린시절 철없던 내모습이 떠올랐다.
어린시절 나는 혼자 지내던 시간이 많았다. 장독대 모퉁이에 핀 꽃을 꺾어 하루 종일 혼자서 소꼽을 놀곤했다. 형제없이 혼자 자랐기에 또한 친구들과도 잘어울리지 못한 나는 고집과 루정이 심했다.
어린시절 난 엄마와 별로 친하지 않았다. 오랜 외국생활로 인한 엄마의 서투른 한국어가 싫었고 다른 사람들 이 그것을 알아챘을때 마치 내자신의 치부를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같아 창피함을 느꼈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만큼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와 나를 동일개체로 생각했기에 그런 심한 투정을 부렸다고 생각되어진다.
엄마! 유달리 모가많던 제가 신앙을 통해 얼마나 둥근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시지요. 이제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갈아요. 저도 이젠 성모님의 그 깊은 부드러움을 닮으려고 어지간히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제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았던 그「좋음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그런 신앙의 딸로서 성장해 더욱 어머니께 효도하는 그런 당신의 딸이 되겠어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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