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스런 말을 곧잘하는 국교 5학년짜리 막내가 가끔씩 엄마 젖을 만지고 싶어한다. 이제 다 키웠다고 생각했기에 수차례 핀잔을 주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누가 알면 어쩌나 싶어 내심 걱정도 했다. 사실 못만지게할 명분 또한 진부하지 짝이 없기도 하다.
어제 저녁 그 애가 쓰는 방에 짐을 들여 놓게 돼 우리와 함께 자게 되었다. 녀석은 싱글이다. 몇순간 침묵이 흘렀다. 녀석의 손이 제어머니 가슴에 올라오는 것을 알아챘다. 나는 즉시 수색에 나섰다. 내손도 녀석 못지않게 정확해서 녀석의 손을 잡았다. 엇! 웬일인지 움직이질 않는다. 질겁을 해야 하는건 녀석 쪽이었는데…. 『이게 뭐지?』나는 태연스레 말했다.
『엄마 젖에 있는 뼈인가 보지 뭐』하는게 아닌가! 순간 나는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내가 왜 그 아이에게서 제 어머니를 뺏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 주차장 형편이 좋지않다 하여 버스를 이용해 일을 보게 되었다. 아주머니 한분이 너댓살 돼보이는 아이를 안고 버스를 탔다. 신호때문인지 차가 갑자기 왈칵하는 바람에 버스안이 엉망이 되었다. 그런데 제 엄마몸에 안기었던 아이는 눈을 번쩍 떠서 엄마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꿈나라로 가는 것이다. 엄마가 있기만 하면 되는 그 아이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누가 그 아이에게서 어머니를 뺐을 수있겠는가! 내 남 할것 없이 한결같이 어머니의 품은 아늑함이요, 그리움이다.
성당엘 가면 우리는 예수님도 성모님도 만난다. 그분들 앞에 선 우리는 진실로 편안하고 포근함을 느끼고 싶다. 아늑한 어머니의 품 같은걸 찾고자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그 앞에서 넥타이를 매야한다. 또 감실앞에 오래도록 앉아 기도도 하고 졸기도 하고 그냥있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앞에서 기침도 크게 못하도록 가르침을 받는다. 예수님은 우리의 아버지요 형제요 친구이며 성모님은 우리의 어머니라고 가르치면서 친구처럼 엄마처럼 행세치 못하게 한다.
학교엘 가면 이래라 저레라, 집에 와도 이러면 안된다 저래서도 안된다, 밖에 나가도 빨간불 켜지면 못건너 가는 세상이다. 예수님 계시는곳 성모님이 반기시는 곳만이라도 조건없이 마음 편안하고 포근한 곳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와도 언제나 평화롭고 아늑한 성당이기를 애써야 겠다. 엄마젖도 맘대로 만질수 없는 아이의 마음을 알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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