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어김없이 평신도의 날이 돌아왔다. 이날 우리들은 평신도의 날을 교회력으로 설정한 의미를 되새겨 그리스도신비체의 한 지체로서 살아온 삶을 경건하게 돌아보고 앞날을 위한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는 특별한 날로 삼아야할 것이다.
평신도의 우리는 영세에 의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신도로서 그리스도신비체의 지체가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도와 신비롭게 일치됨으로써 다른 신도들과 서로 결합되어 있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 평신도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구원사업을 완수하기 위하여 친히 이루신 교회의 본질적 구성원인 것인다. 다만 평신도는 성품에 속하는 성직자나 교회내의 수도자와는 달리 세속에 몸담고 살며, 세속일에 파묻혀 지낸다는 점에서 성작자, 수도자와 구별되는 하느님의 백성인 것이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전까지는 평신도들은 「듣고 따르는 교회」로 규정하고 평신도의 수동적 공의회를 통해 평신도도 성직자, 수도자와 같이 그리스도교 교회의 본질적 구성요소로 규정지어지고 평신도도 그리스도의 사제직ㆍ예언직ㆍ왕직을 수행하여야하는 의무를 지닌, 믿는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 즉 평신도사도직의 의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다만 평신도의 사도직은 성직자수도자와 달리 세속에 묻혀 살며, 세속 일과 직결되는 나날의 삶을 통해 분수에 맞게 수행하여야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평신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가운데 스스로의 결정으로 성세성사로 그리스도신비체의 한 지체가 되었고 견진성사로서 성신의 힘을 받은 귀한 존재이다. 그러기에 평신도는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위한 영적생활에 힘쓰는 한편 인간구원과 현세질서 개선을 목적하는 교회활동에 기여하여야 한다.
또한 세상에 묻혀사는 평신도는 그가 몸담고 살아가는 사회가 정의롭고 복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헌신하며, 그리스도왕국을 세계로 펴 모든 사람이 구원에 참가하며 그리스도께로 향하도록 세속적 노력을 펴야한다. 영적생활과 세속생활에 걸친 이런 평신도사도직의 백성인 동시에 세속에 사는 현대사회인이라는 양 국면을 지닌 점에서 연유되고 있다. 그러기에 영신생활의 충직과 더불어 가정과 사회에 책임을 지니고 있으며 직업에 충실하고 세상을 그리스도적 가치세계로 이끌어가야 하는 평신도로서의 활동을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 방법으로 추진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 관해 성서는 구체적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도 이와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라」 (마태오 5, 13~16). 즉 평신도는 마땅히 세상의 소금이되고 세상의 빛이 되어 착한 행실로 그리스도의 표양을 보여 하는님에게 영광을 돌리게 하여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평신도가 평신도사도직적 생활을 실천한다는 것은 생각이나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평신도로서의 생활은 주위사람들로 하여금 그에게서 그리스도를 느끼게 하고 믿음을 가진 신도로의 표양을 나타내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끌어내고 그럼으로써 그리스도께 영광을 돌아가게 하는 사랑의 실천과 믿음이 봉행된 생활이어야 한다. 이는 우리들 육신의 지체가 각기의 구실을 충실히 수행할 때 우리의 육신적 건강이 있고 정신적 삶도 건강하게 전개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신비체의 한 지체로서 평신도들은 각기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분수에 맞게 신비체의 공동목표를 위한 삶을 실천하는데서 평신도사도직적 생활을 실천하여야 한다. 평신도는 세상을 위한 소금이요, 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평신도인 우리들이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복잡다단하게 얽혀 돌아가는 사회이며, 시시각각으로 인간을 죄악으로 몰아넣는 위험요소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사회이다. 그러기에 우리들 평신도들은 자기가 처해 있는 현실의 삶에서 자기의 육신과 영혼을 돌보는 한편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 일을 위한 평신도사도직활동은 개인적인 노력으로도 수행할 수 도 있으나, 공동목표를 가진 조직을 통한 집체적실천활동이 더욱 힘이 될수있다. 평신도의 날을 기하여 우리 모든 평신도는 교회안에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액션조직에 합류하여 더불어 하는 평신도사도직 활동에 참여하기로 하자.
우리나라에는 3백만이 가까운 가톨릭 신자가 있고, 보다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는 갈라진 형제인 개신교도를 합한다면 전국민의 4분의1이 넘는 그리스도 신자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나도 반사회적이고 반그리스도적 악이 자행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고 그리스도 왕국을 이루겠다고 믿음의 생활에 들어서 하느님의 백성들이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교회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면서도 아이러니칼에게도 너무나 험악하고 악이 가득한 사회가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그리스도 백성이 소금이 되고 빛 되기 위한 신앙생활을 실천한다면 이런 세태는 극복될 것이다.
우리는 평신도사도직의 선구적 모범을 우리 교회 초창기의 신앙선조에서 취할수 있을것이다. 스스로 자율적으로 구도하고 교회를 창설했으며, 그 신앙을 동포와 더불어 하기에 온갖 노력을 다한 신앙선조들 같이 우리들 현대의 평신도들은 신앙후손으로 이들이 실천한 그 삶을 우리도 실천하는데 그리스도의 바램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 선대 교인들의 신앙에서 본을 찾아 우리도 현실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알고, 모시며, 그분을 욕되게 하지 않는 생활, 기쁨을 줄수 있는 일을 우선 주변에서 부터 실천해 나가면 되는것이다. 믿음을 가진 삶이 어떤 것인가를 주위에 느끼게 하는 생활에서 평신도사도직적생활은 출발되는 것임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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