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들리는 뱃고동 소리、코를 자극하는 생선내음으로 한눈에 어촌임을 알 수 있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녹동.
수많은 개신교 교파 속에서 외롭게 복음전파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녹동본당 신자들은 차가운 겨울바람으로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엔 공소성전 건립공사로 땀방울이 송송 맺혀 겨울을 잊은 지 오래다.
녹동에서 배를타고 20여분 소요되는 곳에 위치한 금산은 좁은 땅안에 개신교 교회가 무려 19개에 달하는데도 아직까지 공소건물이 없어 5년 동안 공소신자가 운영하는 막걸리 가게에서 미사와 공소예절을 바쳐오고 있다.
그래서 녹동신자들은 본당의 유일무이한 관할 공소인 금산공소 성전건립 계획을 세워 지난 84년부터 추진했으나 시골본당이 겪는 재정난으로 인해 수차례 좌절의 문턱을 넘어야만 했다. 그러나 국내ㆍ외 은인들의 후원과 기도로 용기를 얻어 한푼의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어린이ㆍ부녀자ㆍ노인 할 것 없이 전 본당 신자가 팔을 걷어 부치고 직접 공사현장에서「몸」으로 부딪히기 시작했다.
이렇게 전 본당 신자가 한마음한몸이되어 희생과 봉사를 펼친 결과、이제 성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본당사정이 어려워 신자 각자가 도시락까지 싸오면서 열성적으로 일할땐 정말 가슴이 뭉클 하더군요』라고 녹동 주임 신부는 작년 여름내내 공사현장에서 보낸 고등부 학생들이 지금도 자신있게(?)『우리는 노동부 학생회』라고 외칠때 미안함과 함께 큰 용기를 얻는다고 한다.
『성전건립도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다만 공사비가 부족해 페인트를 구할 수가 없어 다소 늦지만 남은 일은 우리 힘으로 해낼겁니다』라고 말하는 주임신부의 그을린 얼굴엔 이번 공사를 위해 새벽4시에 일어나 성모님께 매달렸다는 주위의 말대로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다가오는 설날에 이들의 땀방울을 아름답게 꾸며줄 페인트 한통이라도 선물할 독지가는 없는지… 겨울 바다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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